[뉴스 메이커]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 "민주당 봉건 왕정…통합 어렵다"

孫대표, 10개월간 대화 제의 없어
野 4당 합의하면 대선출마 안해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는 민주당에 대한 정서적 괴리감을 강하게 표출했다. 이념적으로 거리가 있는 민주노동 · 진보신당과의 통합보다는 문화가 다른 민주당과의 합당이 더 어렵다는 것이다.

유 대표는 17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민노당 진보신당과는 이념적 차이지만 봉건적 왕정처럼 운영되는 민주당과는 근본적인 시스템의 문제"라며 민주당과의 대통합에 반감을 나타냈다. 민주당은 당원이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왕정 시스템이라고 비판한 것이다. 유 대표는 "민주당은 중앙당이 공천을 통해 지역위원장을 임명하고 그 위원장들이 지명한 대의원이 다시 당 대표를 뽑는 왕정이다. 이렇게 순환되는 시스템은 오히려 한나라당보다 못하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오랜 역사를 거치면서 대의원들의 자율성이 그나마 살아있지만 민주당은 과거의 철저한 하향식으로 회귀했다는 것이다. 그는 "야3당과 민주당의 통합 논의는 왕정과 공화정 사이의 문제고 이게 해소되지 않으면 통합은 어렵고 연대밖에 없다"고 선을 그었다.

민주당의 통합 논의 절차에 대해서도 섭섭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유 대표는 "손학규 대표 출범 이후 10개월 동안 대표 간 대화 제의 한 번 없다가 언론을 통해 통합 논의를 얘기하는 게 맞느냐"면서 "혼자 이기기 힘들다는 것을 아는 민주당이 친구의 힘을 빌리려는 노력을 별로 안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했다.

그는 내년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 "나를 무슨 대권에 눈먼 사람으로 여기는데…"라며 "솔직히 우리 정치 현실에서 야당이 저마다 대통령 후보를 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야4당 간 협의가 이뤄지면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불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다. 전제가 붙긴 했지만 이전과 달라진 모습이다. 참여당의 지역구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본뜻과는 다르게 자꾸 참여당이 전체 야권에 민폐를 끼치는 것처럼 비쳐지고 있다"며 "당 안팎에서 이를 안타까워하는 분들이 우리가 갖고 있는 작은 것이라도 내놓는 자세로 지역구에 후보를 내지 않고 비례대표만 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헌법 119조 문제를 제기한 건 민주당이 이제까지 한 일 중 가장 잘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민노당과의 통합 논의 과정에서 노무현 정부의 한 · 미 자유무역협정(FTA) 추진 과정을 사과한 데 대해 진보신당이 '악어의 눈물'이라고 비판한 것과 관련,유 대표는 "당시 협상에서 FTA 타결까지 1년반밖에 걸리지 않았는데 다른 지적에 충분히 귀기울이지 못했다는 의미"라고 해명했다. 그는 "자유무역에 찬성하면 신자유주의자,문제점을 지적하면 폐쇄하자는 것이냐고 몰아가는 우리 토론 문화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회에 상정된 재협상안이 이익의 균형을 해쳤다는 민주당의 주장에 대해선 "보기에 따라 달라 계량화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김형호/허란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