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5세' 버버리, SNS로 750만 젊은이와 소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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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기업중 소셜미디어 가장 잘 활용동영상이 시작되자 어부들이 그물을 힘차게 걷어올린다. 배 위에선 싱싱한 새우들이 팔딱팔딱 뛴다. 작년 4월 영국 석유회사 BP의 원유 유출 사건으로 큰 피해를 입었지만 올해 맑은 바다의 모습을 되찾은 미국 루이지애나주 해변의 모습이다. 어업을 하는 마이클 블랜차드는 카메라를 향해 "BP는 완벽하진 않았지만 생업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해줬다. 이제 우리는 좋은 새우를 다시 잡을 수 있게 됐다"며 기뻐했다. 올초 유튜브에 올라간 1분짜리 이 동영상은 6개월 만에 13만건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이 동영상은 미국에서 기름으로 얼룩진 BP의 이미지를 개선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BP, 자연복구 동영상 올려 이미지 회복
18일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상반기 영국에서 소셜미디어를 가장 잘 활용한 기업은 명품업체 버버리와 에너지 회사 BP,반도체 업체인 ARM 등으로 조사됐다. 영국 온라인커뮤니케이션 대행사인 더 그룹이 FTSE100 지수에 포함된 기업들을 대상으로 소셜미디어 활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다. ◆버버리,힘 빼고 젊은층에 접근
버버리는 페이스북,트위터를 적극 이용하면서 젊은 고객에게 다가갔다.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등을 통해 패션쇼를 중계했고 온라인에서 제품을 판매하기도 했다. 현재 버버리 페이스북 팬은 705만4238명,트위터 팔로어 수는 42만94명에 이른다.
버버리가 처음 선보인 소셜미디어 채널은 '아트오브더트렌치'였다. 이 웹사이트에선 인기도 성별 색상 날씨 스타일 등에 따라 버버리의 대표 상품인 트렌치 코트를 살펴보고 구입할 수 있다. 본인의 사진을 직접 올릴 수도 있고 이를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연동할 수도 있다. 또 작년 2월 명품업계 중 처음으로 패션쇼를 3차원(3D)으로 생중계, 세계 각지에서 볼 수 있도록 했다. 패션쇼에서 선보인 제품을 아이패드로 판매하는 행사를 열기도 했다. ◆BP,소셜미디어를 위기관리 수단으로
BP는 지난 4월 미국 멕시코만에서 원유 유출 사건이 발생한 후 소셜미디어를 통한 '위기 마케팅'에 집중했다. BP는 유튜브에 전용 채널을 개설하고 자연을 원상복구하기 위한 노력을 담은 영상을 올리기 시작했다. 올 들어서는 다시 관광객이 돌아온 플로리다 해변에서 상인이 기뻐하는 장면,새우잡이를 다시 시작할 수 있게 된 루이지애나주 어부의 사연 등을 감성적으로 담아냈다. 최근에는 밥 더들리 최고경영자(CEO)가 동영상에 출연, "안전은 BP 경영전략의 최우선"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해 5월 유튜브에 BP 전용 채널을 개설한 이후로 동영상 조회 수는 676만3812건에 이르렀고 페이지를 구독하는 사람들은 8410명이다.
◆ARM,트위터 고객 세분화모바일 CPU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는 ARM은 트위터 계정만 8개를 갖고 있다. 주로 기업 고객이 대부분인 이 기업은 고객층에 따라 계정별로 전문적이고 세분화된 정보를 제공한다. ARM임베디드 계정은 컴퓨터의 내장형 시스템에 관한 정보를,ARMSoC 계정은 시스템온칩(여러 기능을 가진 시스템을 하나의 칩으로 만든 반도체)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등 ARM모바일 ARM멀티미디어 ARM툴스 등 타깃에 따라 트위터 계정을 각각 따로 뒀다. 신제품 소식이나 관련된 기사들을 링크해주면서 온라인상에서 정보를 확대 · 재생산하기도 한다. B2B기업의 한계를 넘기 위해 유튜브에선 소비자들이 실생활에서 ARM 장치를 놀이도구 등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강유현 기자 y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