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상사 "팜농장 넓혀라" 인수戰 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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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디젤 혼합' 의무화 앞두고 확보 경쟁국내 종합상사들이 팜(야자수)농장 인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내년부터 경유(디젤) 판매 시 바이오디젤 혼합(2%)이 의무화되는 데 맞춰 바이오디젤 수요가 늘 것으로 보고,주 원료인 팜열매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LG, 팜농장 규모 두 배로…대우인터도 가세
◆팜농장 인수전 재시동19일 업계에 따르면 LG상사는 인도네시아 동부 칼리만탄 지역에서 팜농장 추가 인수를 추진 중이다. 이 회사는 서부 칼리만탄 지역에서2009년 1만6000㏊(여의도 면적 20배) 규모의 팜농장을 2700만달러에 사들여 운영 중이며, 추가인수 할 팜농장도 이와 비슷한 규모이다. 또 지난달 말에는 현지에 연산 4만t 규모의 팜오일 생산공장을 착공,2013년부터 자체적 팜오일 생산 계획도 갖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증설을 통해 생산 규모를 8만t까지 확대할 것"이라며 "우선 동남아 지역에 식용유로 공급할 예정이지만 장기적으로는 바이오에너지 사업에 대비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고 말했다.
삼성물산은 2008년부터 수마트라섬에 서울시 면적의 40%(2만4000㏊)에 달하는 대규모 팜농장을 운영하고 있으며,농장 추가 인수를 추진 중이다. 이 회사는 현재 연간 10만t 규모의 팜오일을 생산,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등 동남아에 판매해 수익을 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팜유값이 오르면서 수익성이 좋아지고 있는 데다 향후 바이오디젤 산업 수요를 감안해 인근 팜농장을 물색 중"이라고 말했다. 대우인터내셔널은 지난 4월 인도네시아 팜농장 '바이오인티 아그린도'의 지분 85%를 인수,팜농장 사업에 가세했다. 종합상사의 한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지역의 괜찮다 싶은 팜농장은 이미 국내 종합상사들의 검토를 모두 거쳤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바이오디젤 혼합 의무화
종합상사들의 팜농장 인수 열기는 디젤 판매 시 바이오원료 혼합이 현재의 권장에서 내년부터 의무화되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 바이오디젤 원료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은 팜과 대두이며,2009년 기준으로 국내 사용 원료 중 72%는 수입에 의존했다. 바이오디젤의 생산원가 중 원료가격이 차지하는 비중은 70%에 이르고 있다. 종합상사들이 해외 농장을 통해 원료 확보에 나서는 것도 원료 가격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한국뿐 아니라 각국에서 투자가 잇따르면서 전 세계 팜 경작지는 매년 40만~50만㏊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게 KOTRA의 분석이다.
한편 올 하반기에는 태양광 등 종합상사들이 추진해오던 신재생에너지 사업이 가시적인 성과를 나타낼 전망이다. 삼성물산이 캐나다 온타리오에서 추진 중인 2.5GW급 세계 최대 규모 풍력 및 태양광 복합단지 사업은 연내 1단계 공사에 들어간다. 현재 풍력발전용 날개 및 터빈 업체와 태양광 발전용 인버터 업체 선정을 마친 상태로,태양광 모듈 업체를 선정한 후 공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LG상사가 중국 산시성에 짓고 있는 바이오매스 발전소 역시 연내 완공된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