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상원 재정적자 감축 합의…부채협상 새 국면

[0730]미국의 국가부채 상한선 증액에 대해 상원에서 민주당과 공화당이 합의점을 찾아 그동안 평행선을 달려왔던 양측의 협상에 돌파구가 마련됐다.하원의 공화당 강경파들이 절충안을 수용할 지 여부가 관건으로 떠올랐다.

19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 민주당과 공화당 내 적자감축 추진 6인 그룹인 이른바 ‘갱 오브 식스’는 향후 10년 동안 지출 삭감과 세수 증대를 통해 3조7000억달러의 적자를 줄이는 ‘그랜드 바겐’안을 공개했다.이 방안은 두 당의 상원 원내대표인 해리 리드(민주당),미치 매코넬(공화당) 의원 등 양당 지도부도 찬성하고 있고,반대 의원들의 ‘필리버스터(의사진행 방해)’를 막을 수 있는 수준인 상원 의원 60명 이상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갱 오브 식스’의 입장 발표 이후 백악관 브리핑룸에 직접 나와 이 합의안에 대해 “좋은 소식”이라고 평가하고 “크게 보면 내가 추구해 온 접근법과 유사한 방안”이라고 설명했다.그는 디폴트(채무 불이행) 시한인 8월2일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강조하며 “이 방안을 바탕으로 디폴트를 막기 위해 필요한 조치들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금까지는 적어도 시장이 워싱턴의 정치지도자들이 경제를 벼랑 끝으로 몰고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신뢰를 갖고 있었다”며 “그러나 협상이 타결되지 못할 경우 시장과 미국 국민,세계는 빠른 속도로 정반대로 반응할 것”이라고 공화당 측을 압박했다.

그러나 공화당 하원 의원들은 이날 백악관이 주장하는 세금 인상이 포함되지 않은 채 지출을 대폭 삭감하고 정부 세입 이상 지출할 수 없도록 하는 ‘균형예산’을 헌법개정을 통해 명시하는 법안 처리를 강행한다는 방침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다만 이 방안은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는 하원을 통과하더라도 민주당이 우위인 상원의 가결이 쉽지 않은 데다 오바마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 방침을 밝힌 바 있어 현실화될 가능성은 별로 없는 상황이다.오바마 대통령은 “상징적인 제스처를 취할 시간이 남지 않았다”며 상호 양보를 통한 협상 타결에 비타협적 태도를 고수하고 있는 하원 공화당을 압박했다.이에 따라 공화당 강경파를 주도하고 있는 하원 공화당 의원들이 상원의 합의에 대해 어떤 태도를 보이느냐에 따라 협상이 물꼬를 틀지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