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파 떠난 '6인의 별동대' 미국 구하기 … 오바마도 "Yes"

美상원, 3조7000억弗 재정적자 감축안 제시
공화당이 다수인 하원 지지가 최대 관건
미국 상원의 초당적 의원그룹인 '6인의 별동대(Gang of Six)'가 연방정부의 부채한도 증액 협상에 돌파구가 될 수 있는 재정적자 감축안을 19일 내놨다. 이 안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즉각 지지를 받았다. 상원 내 민주당과 공화당 의원들 사이에서 호응도 있다.

이들이 제시한 방안은 향후 10년간 연방정부의 재정적자를 3조7000억달러 줄이고 부채 비율을 국내총생산(GDP) 대비 70%로 낮추는 내용을 담았다. 구체적으로는 지출 삭감,메디케어(65세 이상 노인 대상 의료보험)와 메디케이드(극빈층 대상 의료보험) 프로그램을 포함한 사회복지 프로그램 개혁,세제 개혁이 포함됐다. 3조7000억달러 절감은 지출 삭감을 통해 74%,세수 확대를 통해 26%를 충당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세수의 경우 10년간 1조2000억달러를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증세에 반대하는 공화당을 의식해 한계 소득세를 낮추는 방법 등의 세제 개혁으로 1조5000억달러를 감세할 수 있다는 안도 제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협상 진전을 위한 좋은 소식"이라며 "내가 추구해온 접근법과 유사한 방안"이라고 평가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빅딜용으로 4조달러 규모의 재정적자 감축안을 협상 테이블에 내놓았으나 무산됐다.

공화당의 로저 위커 상원의원은 "갱 오브 식스의 안이 상원을 통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콘래드 의원은 "하루 뒤 전체 상원의원들의 반응을 보고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반응도 긍정적이었다. 이들의 안이 발표되자 만기 30년짜리 미국 국채 수익률은 떨어지고 다우지수는 올랐다. 미국 정부의 디폴트 위기감에 전날 온스당 1600달러를 돌파했던 금 가격도 온스당 1582달러로 떨어졌다.

물론 갱 오브 식스의 안이 연방정부 부채한도를 내년 말까지 2조4000억달러 증액하는 협상을 타결로 이끌지는 더 두고봐야 한다. 오바마와 의회 지도부 등 총 6명이 참석하는 부채 협상은 지난 14일 중단된 상태다.

이를 계기로 상원의 미치 매코넬 공화당 원내대표와 해리 리드 민주당 원내대표는 차선책(플랜 B)을 마련했다. 오바마 대통령에게 부채한도를 3단계에 걸쳐 늘릴 수 있는 비상 권한을 주는 안이다. 갱 오브 식스의 안이 돌파구가 되지 못할 경우 플랜 B는 유효하다. 최대 관건은 공화당이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는 하원이 갱 오브 식스의 안을 수용할지 여부다. 하원의 공화당 의원들은 증세를 반대하고 있다. 하원은 공화당이 주도해 마련한 지출 삭감 법안을 이날 오후 통과시켰다. 증세 없는 지출 삭감과 지출 상한선 도입,세입 이상 지출을 못하게 막는 균형예산의 헌법 명시가 핵심 내용이다.

하원에서 통과된 이 법안은 민주당이 다수당인 상원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없다. 오바마 대통령도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분명히 밝혔다. 그는 "우리는 지금 (디폴트 시한인 다음달 2일을 12시에 비유해) 11시 상황에 처해 있다"고 경고했다.
보수 유권자들만을 겨냥한 하원 공화당의 정치적 법안 통과 제스처를 강도 높게 비난한 것이다. 미국 정부는 디폴트를 피하려면 22일까지 협상이 타결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 갱 오브 식스미국 여당인 민주당 의원 3명과 야당인 공화당 의원 3명으로 구성된 재정적자 감축 별동대다. 민주당에서는 켄트 콘래드,마크 워너,딕 더빈 의원이 참여하고 있으며 공화당에서는 색스비 챔블리스,톰 코번,마이크 크래포 의원이 참여하고 있다. 콘래드 상원 예산위원장이 좌장 격이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