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 "美시장 진출 검토"

정태영 사장 뉴욕서 간담회
MoMA 기획展 단독후원…"국내선 우아한 2위 남을 것"
정태영 현대카드 · 현대캐피탈 사장(사진)이 19일(현지시간) 신용카드 사업의 미국 시장 진출 가능성을 시사했다. 현대 · 기아차의 미국 내 판매를 지원하기 위해 2009년 진출한 현대캐피탈의 자동차할부금융사업 외에 신용카드 사업으로 미국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포부다.

정 사장은 이날 현대카드가 후원한 뉴욕현대미술관(MoMA) 기획전시 '톡투미(Talk to me)'의 언론 프리뷰 행사차 뉴욕을 방문해 특파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현대차에 대한 미국 소비자들의 로열티가 크게 늘어 신용카드 사업의 성공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중장기적으로 카드 사업 진출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과거에는 미국 소비자가 현대차를 샀다고 해서 다음에도 또 현대차를 살 것이라고 생각하기 어려웠지만 이제는 고객 로열티가 높아졌다"며 "마일리지 프로그램 등을 활용해 신용카드 사업을 벌여볼 만한 환경이 됐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그러나 "현대카드의 한국 내 성장 모델을 미국에서도 적용하기가 어려운 데다 카드 사업에 대한 규제가 주마다 다르고 복잡해 쉽게 진출하기는 어렵다"면서 "처음에는 미국의 다른 은행과 합작하는 방식으로 진출하는 방안이 더 현실성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내 카드사업과 관련,"규모면에서 1위를 할 욕심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1위인 신한카드를 따라가는 것은 너무 버겁고 좋은 것인지도 모르겠다"며 "질적으로 우수한 '우아한 2위'로 남고 싶다"고 덧붙였다. 현대카드는 이번에 단독 후원하는 '톡투미'뿐 아니라 세계 3대 현대 미술관으로 꼽히는 MoMA를 공식 후원하고 있다. 정 사장은 "앞으로 MoMA가 한국 아티스트들이 세계로 나아가는 전진 기지가 된다면 큰 보람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