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복음교회ㆍ조목사 가족 갈등 심화…결국 갈라서나

김성혜 총장 사무실 환수 불이행…장로들 설교 막으려 피켓 시위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의 내홍이 깊어지고 있다. 교회가 쪼개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올 정도다. 조용기 원로목사 가족과 여의도순복음교회의 갈등이 갈수록 첨예화하고 있어서다.

교회 내 최고 의결기구인 당회는 지난 4월 조 목사 가족의 교회 내 역할을 제한한 데 이어 지난달 26일 조 목사의 부인 김성혜 한세대 총장이 무상으로 사용해온 여의도 CCMM빌딩 사무실을 환수하기로 하는 등 5개항을 의결했다. 그러나 조 목사 가족이 당회의 결정에 동의하지 않고 반발하면서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순복음교회 장로 20여명은 20일 경기도 파주 '오산리 최자실 기념 금식기도원'에서 열린 성회에서 김 총장이 설교해서는 안 된다며 항의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당회가 김 총장에게 한세대와 해외 선교에만 전념하도록 한 만큼 교회에서 운영하는 기도원에서 설교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당회는 지난 4월17일 김 총장은 한세대와 해외 선교만,조 목사의 차남인 조민제 국민일보 사장은 국민일보에만 전념하도록 했다. 장남인 조희준 전 국민일보 회장에 대해서는 엘림복지타운 또는 해외 교회 관련 기관 중 하나만 선택하도록 결의했다.

이날 시위와 관련,여의도순복음교회 홍보국 관계자는 "당회장(이영훈 담임목사)의 지시에 따라 당회와 장로회 기도원분과위원회가 김 총장의 설교에 관여하지 않기로 입장을 정했지만 일부 장로들이 이를 수용하지 않고 시위를 벌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출연한 재단법인 사랑과행복나눔의 운영권을 둘러싼 갈등도 여전하다. 사랑과행복나눔은 지난달 17일 임시 이사회를 열어 이사장인 조 목사를 총재로 추대하고 김 총장과 김창대 이사를 공동 이사장으로 선임했다. 그러나 여의도순복음교회는 김 총장과 조 전 회장 측이 조 목사를 허울뿐인 총재로 밀어내고 재단을 사유화하려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교회 측은 사랑과행복나눔 재단 기금(570여억원)과 관련,예금지급정지 가처분 신청도 제기했다. 갈등이 증폭되면서 교회가 두 쪽 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조 목사는 당회가 김 총장의 CCMM빌딩 사무실 환수를 의결한 것과 관련해 이영훈 목사에게 보낸 메모에서 "장로들이 이렇게 무리하게 나가면 나는 여의도순복음교회를 떠나 따로 시작할 작정"이라고 경고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