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말 '특보 정치'…청와대 에워싸나

● 李대통령, 이동관·박형준 이어 유인촌 특보 임명

◆ 차관 내정자
농림 1차관 이상길, 환경부 차관 윤종수, 관세청장 주영섭
통계청장 우기종, 소방방재청장 이기환

청와대에서 경복궁 서쪽 담벼락을 따라 경복궁 지하철역 방향으로 500m가량 내려가다 보면 5층짜리 정부 중앙청사 창성동 별관 건물이 나온다.

이 건물엔 현 정부의 핵심 실세들이 모여 있다고 해서 별칭으로 '청와대 별관'으로도 불린다. 이재오 특임장관,이방호 지방분권촉진위원장의 사무실이 있는 데다 5층엔 특보실이 있다. 이 층의 한 사무실이 21일 새 주인을 맞았다. 이명박 대통령은 자신의 핵심 측근인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문화특보로 기용했다. 이로써 7명이던 대통령 특보는 8명으로 늘었다. 이동관(언론) 전 청와대 홍보수석,박형준(사회) 전 정무수석,김덕룡(국민통합) 전 의원,이희원(안보) 전 한미연합사부사령관,오해석(IT) 경원대 교수,김영순(여성) 전 서울 송파구청장,이현구(과학기술) 전 서울대 교수 등이 대통령 특보를 맡고 있다.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경제),김진선 전 강원지사(지방행정)는 올초 특보를 그만뒀다.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도 특보출신이다.

화려한 면면으로 대통령 특보단은 '미니 내각'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들은 각 분야 전문성을 살려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조언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이 대통령의 최측근인 이동관,박형준 전 수석이 올초 합류하면서 특보들의 움직임이 주목을 받고 있다. 두 사람은 2007년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경선 때부터 이 대통령을 보좌했다. 이들은 이 대통령의 정권 재창출과 관련된 밑그림을 그리는 일을 하고 있다는 게 정설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 대통령의 신임이 깊은 유 전 장관의 특보 기용으로 특보단의 힘은 더 세질 것이라는 게 청와대 안팎의 관측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유 전 장관은 장관급 예우를 받을 예정이며,이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전파하고 문화 정책에 대해 조언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이 대통령이 야당 등 일각의 비판을 예상하면서도 유 전 장관을 다시 불러들인 것은 모종의 중요한 임무를 맡기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는 게 청와대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들 '왕(王)특보'에 대한 청와대 참모들의 시선은 그리 호의적이지 않다. 한 참모는 "이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특보들이 공식 · 비공식 회의에 참석하며 목소리를 내게 되면 공식 참모 라인의 힘이 약화될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비선 조직의 폐해를 지적한 것이다. 기존 시스템이 무력화 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얘기다.

실제 김대중 정부에서는 실세인 박지원 정책특보와 임동원 외교안보통일특보 등의 기용으로 '옥상옥(屋上屋)' 논란이 일었다. 특보들은 급여를 받지 않지만 활동비는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무실도 제공받고,보좌 인력과 차량 및 운전기사도 지원받는다. 일각에선 회전문 인사라는 비판을 제기한다.
◆이상길 농림수산식품부 제1차관=△경북 청도(53) △서울대 사회교육학과 △농림부 식량정책국장,축산정책단장 △산림청 차장 △식품산업정책실장

◆윤종수 환경부 차관=△충북 제천(53) △서울대 영어영문학과 △주유엔대표부 참사관 △환경부 자원순환국장,상하수도국장,기후대기정책관,환경정책실장

◆주영섭 관세청장=△전북 고창(54) △서울대 사회교육학과 △재정경제부 법인세제 과장,조세정책 과장 △기획재정부 재산소비세정책관,조세정책관,세제실장◆우기종 통계청장=△전남 신안(55) △서울대 경영학과 △재정경제부 경제자유구역기획단 기획국장 △대통령 국민경제비서관 △녹색성장위원회 녹색성장기획단장

◆이기환 소방방재청장=△대구(56) △한국방송통신대,경북대 행정대학원 △소방방재청 소방정책국장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장 △소방방재청 차장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