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위기의 진앙' 그리스를 가다] (1) 보조금이 망친 '농업강국'…농민들, 벤츠 사고 땅 투기

● (1) 복지 중독증에 걸린 그리스
그리스 경제는 관광업 의존도가 높다. 관광업을 포함한 서비스업 비중이 70%를 웃돈다. 글로벌 경기 변동에 취약한 구조다. 농업 어업 등도 해외 시장이 위축되면 수출길이 막히는 경우가 많다. 그리스가 2008년 터진 글로벌 금융위기의 파고를 넘지 못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리스의 지난해 무역수지 적자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11.8%에 달했다. 포르투갈(9.8%) 스페인(4.5%) 이탈리아(4.2%) 등 다른 남유럽 국가에 비해 적자 비중이 상대적으로 컸다.

강점을 보였던 농업 경쟁력도 약해지고 있다. 그리스는 유럽연합(EU) 가입 후 농업 집중육성국으로 분류돼 EU에서 보조금을 받았다. 하지만 그리스 정부가 보조금을 농민들에게 무분별하게 나눠주자 농민들은 벤츠를 사고 부동산에 투자했다. 기존 1100억유로의 구제금융도 공무원 월급과 연금을 지급하는 데 대부분 쓴 것으로 전해졌다. 추가 구제금융은 산업구조 개혁에 사용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