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고속철 잇단 사고…불안 증폭

달리던 열차 추돌…250명 사상
부실공사 논란 커질 듯
중국에서 고속열차 간 추돌 사고로 200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했다. 최근 크고 작은 고속철 사고가 잇따르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대형 참사여서 고속철도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24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베이징을 출발해 푸저우로 가던 둥처(動車) D301호가 23일 오후 8시34분께 저장성 원저우 인근 솽위에서 정차해 있던 D3115호와 추돌했다. 이 사고로 D301호의 열차 4량이 탈선,20m 높이의 고가 아래로 추락하면서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신화통신은 이날 43명이 사망하고 211명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고 전했지만 사상자 수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D3115호는 벼락을 맞아 동력이 끊기면서 멈춰선 것으로 확인됐다. 두 열차는 10분 간격으로 운행되고 있었다. 둥처는 시속 100㎞ 안팎이던 종전의 기차를 개량한 것으로 보통 200㎞가 넘는 속도로 달리는 고속열차의 일종이다.

중국에서는 이달 들어 세계 최고 속도를 낸다는 상하이~베이징 간 고속철이 개통됐지만 사고가 잇따르면서 승객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상하이~베이징 간 고속철은 중국 공산당 창당 9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당초 일정보다 5개월 무리하게 앞당겨 개통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중국 철도국은 전날 열차표 판매가 저조한 베이징과 지난을 오가는 열차 4편의 운행을 취소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 구간의 고속철 표는 그동안 평균 10%의 판매율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철도국 관계자는 "잇단 사고로 고속철의 안전과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된 상태"라고 토로했다. 베이징~상하이 간 고속철이 개통되자 한때 운임의 60%를 할인했던 항공사들은 최근 자신감을 회복하면서 할인폭을 20%로 줄였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