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제주 하계포럼에 웬 '요트 투어'

요가 강좌·콘서트 '부적절' 논란…전경련 "관례적인 행사일 뿐"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오는 27일부터 개최하는 제주 하계 포럼의 일부 프로그램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요트 관광,요가 클리닉,가수초청 공연 등 특정 프로그램은 포럼 주제와는 동떨어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정치권과 시민단체 등의 대기업 비판과 공격이 어느 때보다 강도 높게 벌어지고 있는 와중에 기업 입장을 수렴해 대응논리를 개발해야 할 전경련 임직원 수십명이 가족까지 동반해 포럼에 참석하는 것이 시기적으로 적절하지 않다는 볼멘소리도 재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전경련 부설 국제경영원(IMI)은 오는 27일부터 30일까지 제주 서귀포 롯데호텔에서 '2011 전경련 제주 하계 포럼'을 연다.

올 하계 포럼은 스마트시대 사업 환경에 맞춰 정보를 제공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토론하는 장이 될 것이라는 게 IMI 측 설명이다. 물론 태블릿 PC를 이용해 회의를 진행하고 오명 웅진에너지 · 폴리실리콘 회장의 기조 강연 등 포럼 취지에 맞는 일정도 상당수 있다.

하지만 오전에 몰려 있는 강연과 대담을 빼고 오후 일정만 놓고 보면 과연 공개 토론이라는 뜻을 지닌 '포럼(forum)'이 맞느냐는 의문이 참석 예정자들 사이에서도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2일차와 3일차 오후에 예정된 골프대회와 요트관광,한라산 등반 등은 아이디어 공유와 토론이란 포럼 목적과는 달라 보인다는 지적도 있다. 둘째날 열릴 요가 강좌와 클래식 공연,유명 인기가수들이 나오는 셋째날 저녁 7080 콘서트는 어느 피서지의 프로그램처럼 한가해보일 정도라는 게 한 대기업 참석자의 전언이다.

전경련이 내놓은 행사 안내책자엔 '제주에서 가족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초호화 요트 2시간 단독 전세투어' 등 여행상품 광고에서나 봄직한 문구들이 적혀 있다. 임직원 가족당 200만원인 행사 참가비와 100만원인 호텔숙박비 등을 전경련에서 부담하는 것도 문제점으로 꼽히고 있다.

전경련 측은 회원사와 임직원들의 리프레시(휴식)를 위해 준비한 일정이며 매년 여름 해온 관례적인 행사라고 해명했다. 한 관계자는 "회원사들이 안팎으로 예년과 달리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렇다고 전혀 새로운 프로그램을 마련하라는 법은 없지 않으냐"고 말했다. 이번 하계 포럼엔 전경련 임직원과 회원사,IMI 회원사,글로벌 최고경영자 과정 동문 및 가족들을 포함해 95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조재희 기자 joyj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