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ㆍ페루 FTA 발효되면 한국車 인기 더 높아질 것"

페르난데스 페루 파시피코大 교수
"한 · 페루 자유무역협정(FTA)은 자원 부국인 페루에 한국 기업들의 진출이 본격적으로 확대되는 계기가 될 겁니다. "

메르세데스 아라오스 페르난데스 페루 파시피코대 경제학과 교수(51 · 사진)는 "내달 1일 발효되는 한 · 페루 FTA로 한국 기업들의 대(對)페루 투자가 활발해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한국국제교류재단 초청으로 26일 한국을 찾은 페르난데스 교수는 2006년부터 작년 9월까지 페루 통상관광부 장관과 재정경제부 장관을 지내며 한 · 페루 FTA 협상에 직접 참여했다. 그는 "한 · 페루 FTA는 페루가 아시아 국가들과 맺은 FTA 가운데 가장 포괄적이고 관세 철폐 품목 수가 많다"며 "서비스 · 투자 시장 개방도 미국과의 FTA를 제외하면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의 대페루 직접투자액은 1994년부터 작년까지 15억6000만달러에 달한다. 이 중 87.8%인 13억7000만달러가 광물 및 에너지 분야에 집중돼 있다.

페르난데스 교수는 "한국석유공사와 한국광물자원공사,SK그룹 등이 석유화학과 광물 광구에 투자하고 있다"며 "페루 정부는 자원 개발 분야에서 한국 기업들의 투자가 더 활발해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 · 페루 FTA 발효로 페루에서 한국산 자동차의 인기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페루에서 운행하는 90% 이상의 택시가 한국의 '티코'일 정도로 한국 자동차 품질에 대한 페루 국민의 신뢰가 크다"며 "현재 9%인 관세가 사라지면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현대 · 기아자동차의 인기가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페루는 미국 중국 캐나다 싱가포르 등 총 58개국(15개 협정)과 FTA를 발효 중이다. 페르난데스 교수는 "한국 등 아시아 국가들과는 계절이 반대여서 농산품 분야의 교역 관계가 상호보완적인 특성을 갖는다"며 "페루 입장에선 가격이 싼 과일을 수출할 수 있고,목재 수출도 잠재적인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28일 취임하는 오얀타 우말라 신임 페루 대통령에 대해 "좌파 이미지가 강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중도 좌파에 가깝다"며 "새 내각에 시장 친화적 인사를 기용하고 있어 경제운용 방향에서 전 정권과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