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사 두산ㆍ한화ㆍ코오롱, '아들' 덕에 잘 나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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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인프라코어 실적 개선에 한 달 새 40% 올라
한화, 子회사 지분가치 부각…코오롱도 주가 탄력
두산 CJ 등 대기업 지주회사 주가가 뛰고 있다. 지주회사들은 올 들어 증시 상승기에 철저히 소외됐다. 하지만 자회사 실적 개선과 최근 중소형주 강세 현상과 맞물리면서 지난달 중 · 하순 속속 바닥을 찍고 재평가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지주회사에 대한 매수세가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며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LG SK 등의 대형 지주회사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목받는 지주회사 '5인방'두산 한화 코오롱 CJ LS 등 대기업 지주회사들은 최근 자회사의 실적 개선을 발판으로 급등하고 있는 '턴어라운드형 지주회사 5인방'으로 꼽힌다.
이 중 두산의 상승세가 특히 가파르다. 26일 두산은 5.73% 상승한 14만7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전 저점인 지난달 13일 10만4000원에 비해 41% 급등한 상태다. 핵심 자회사들의 실적 호전이 주가 상승 이유다. 두산인프라코어는 공작기계 부문 및 자회사(두산의 손자회사)인 밥캣이 턴어라운드하고 있고,두산중공업은 올 하반기 원자력발전소 등 신규 수주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그룹의 실질적 지주회사인 한화도 자회사들의 실적이 개선되고 대한생명 등의 지분가치가 부각되면서 최근 급등세를 연출했다. 한화 주가는 전 저점인 지난달 10일의 4만3850원에서 이날 5만2900원으로 20.6% 올랐다. 2000년부터 시작한 재무 및 사업 구조조정을 끝내고 올해 지주회사체제를 마무리지은 코오롱도 '턴어라운드 스토리'를 바탕으로 최근 주가가 급등했다.
CJ는 지난달 하순 대한통운 인수자로 결정된 후 단기 급락했지만 최근 빠르게 반등하고 있다. 음식료업체이자 핵심 자회사인 CJ제일제당이 원화 강세를 발판으로 실적이 빠르게 개선될 것이란 점이 투자포인트로 꼽힌다. LS그룹 지주회사인 LS는 니꼬동제련 · 산전 · 엠트론 등 우량 자회사들의 실적 호조세에 힘입어 지난달 중순 이후 15% 정도 주가가 올랐다.
◆소외 지주회사로 매기 확산될까?전문가들은 지주회사의 강세현상이 다른 종목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는 대기업 지주회사 중에서 두산 한화 등 일부 종목이 선별적으로 올랐지만 지주회사 재평가 현상은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상대적으로 소외받고 있는 LG와 SK를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LG는 이날 1.02% 오른 7만9000원에 마감했지만 전 고점인 지난 4일 8만4400원 대비 6% 이상 주가가 빠진 상태다. 핵심 자회사인 LG전자의 실적 개선이 지연되고 있는 데다 LG화학마저 '어닝 쇼크' 수준의 예상보다 저조한 2분기 실적을 내놓으면서 LG도 주가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 연구원은 "LG전자의 실적 부진은 이미 주가에 반영됐고 LG CNS,LG실트론 등 비상장 계열사들은 실적이 개선되고 있어 LG의 저평가 매력이 충분하다"며 "LG화학이 반등하면 LG도 동반 상승에 나설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SK는 자회사 SK텔레콤이 하이닉스 인수전에 가세한 점이 한동안 주가 반등의 발목을 잡았다. 하지만 SK는 이날 3.4% 상승한 것을 비롯해 최근 3일 동안 8% 정도 급등했다. 하이닉스 인수에 대한 증시 우려가 해소되고 있는 데다 핵심 자회사인 SK이노베이션 등의 실적 개선 기대가 주가에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