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料 8월 인상…물가 초비상] 전자ㆍ철강업체 등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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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가 상승 압박…가격 경쟁력도 약화
정부가 다음달부터 대규모 공장에서 사용하는 산업용 고압 전기료를 6.3% 올리기로 하자 대기업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중소기업용 저압 전기(2.3%)와 일반 주택용 전기(2.0%) 요금에 비해 인상폭이 상대적으로 큰 데 대해 "대기업에만 부담을 전가하려는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면서도,이를 공론화하는 데는 조심스러워하는 모습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2002년 이후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률을 단순 합산해보면 44%가 넘는다"며 "같은 기간 주택용 인상률 0.77%,일반용 3.23%,가로등 35.49% 등에 비해 월등히 높다"고 말했다. 그는 "2008년 이후 인상률이 27.5%에 달할 만큼 인상 속도가 가파르다는 점도 기업들로선 큰 부담"이라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는 "최근 원 · 달러 환율이 1050원 선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내려앉아 부담이 되지만,말도 못 꺼내고 있는 상황에서 전기료까지 큰 폭으로 올라 엎친 데 덮친 격"이라며 하소연했다.
산업계는 고압 전기료 인상으로 전자 자동차 철강 석유화학 등의 주요 업체들은 적게는 300억원에서 많게는 500억원 이상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8970억원 정도의 전기료를 낸 삼성전자는 이번 요금 인상률과 매년 국내 사업장에서 사용하는 전기량이 꾸준히 늘어나는 점을 고려할 때 연간 부담이 560억원가량 증가할 전망이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도 연간 300억원이 넘는 추가 부담 요인이 생겼다. 철강협회 관계자는 "전기료 상승분이 제품원가에 반영돼 물가 인상 요인으로 작용하고 국내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약화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자동차 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많은 전력이 필요한 대규모 컨베이어벨트 시스템을 갖춘 제조공장 특성상 비용 부담이 늘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재계에서는 국내 전기요금이 평균적으로는 경쟁국에 비해 싼 것은 맞지만 주택용 요금 대비 산업용 요금은 반대 구조라는 주장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국내 산업용 요금은 주택용의 75%로 미국 일본 영국 등의 60~70%보다 높은 편"이라고 지적했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