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디폴트 시한 임박, 협상 공전 거듭

[0730]오는 8월 2일 미국의 국가 디폴트(채무상환 불이행) 여부를 결정지을 시간이 다가오고 있지만, 연방정부 부채상한 증액을 둘러싼 정치권 협상은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기자회견과 대국민연설을 통해 정치권의 대타협을 촉구했으나 반응은 시원치 않다. 국제통화기금(IMF)과 국제 신용평가사 등도 미국의 디폴트로 인한 막대한 충격파를 재차 경고하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과 공화당은 자신들의 주장을 내세우며 한치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백악관은 26일(현지 시간) 존 베이너 하원의장(공화당 소속)이 제시한 ‘2단계 부채상한 증액안’에 대해 거부 방침을 분명히 했다. 백악관 예산관리국은 이날 성명을 통해 “정부는 공화당의 2단계안을 강력하게 반대한다” 며 “하원을 통과하더라도 참모진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거부권을 행사하도록 권유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화당의 2단계 증액안은 우선 정부지출을 1조2000억달러 감축하는 대신 부채상한을 1조달러 올린 뒤 의원들로 구성된 위원회를 통해 정부지출 1조8000억달러 추가 감축과 부채상한 1조6000억달러 추가 증액 방안이다. 공화당은 27일 하원에서 민주당은 28일 자신들이 다수당인 상원에서 독자 안을 각각 강행 처리할 예정으로 전해졌다.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하원을 통과하더라도 상원에 도착하는 즉시 사라질 것”이라고 단언했다. 공화당 내부에서도 정부지출 감축 규모가 기대에 못미친다는 주장이 나와 일각에서는 하원 통과도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베이너 의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는 통과시키기 위한 작업을 계속할 것이고 통과시킬 수 있다고 본다”고 자신했다.이와 함께 최근 민주당이 10년간 2조7000억달러의 지출 삭감과 2012년까지 부채상한선 2조4000억달러 증액을 골자로 하는 협상안을 내놓은 데 대해서도 공화당이 ‘속임수’라며 반대하고 있어 협상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시한을 일주일 남겨둔 긴박한 상황에서도 정치권의 공방이 계속되자 백악관은 타결 가능성을 낙관하면서도 의회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결국에는 의회가 적절하게 처신할 것으로 믿는다” 며 “지난 주말 협상 결렬 이후에도 의회 지도자들과 계속 접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8월 2일이 최종 마감 날짜” 라며 “그 날 이후에는 정부는 더이상 돈을 빌릴 수 없게 된다”고 덧붙였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