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동산 시장에 베이비부머 은퇴쇼크 오나

700만 베이비부머(1955~63년생)의 대량 은퇴시대를 맞아 부동산 쇼크를 우려하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베이비부머의 맏형격인 1955년생부터 이미 은퇴가 시작돼 부동산 하락 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베이비부머의 총자산(평균 3억3000만원)이 빈약한 속에서 그나마 75%는 부동산(집)에 잠겨 있다는 것이다. 또 이중 70%는 빚을 내 산 집이다. 국토연구원도 1955년생이 60세가 되는 2015년부터 10년간 연평균 5만6000가구의 주택수요 감소를 전망한 상황이다.

베이비부머는 내집마련과 자녀교육에 올인하느라 미처 노후를 준비하지 못한 세대다. 이른바 '달랑 집 한 채'인데 재취업도 여의치 않아 하우스푸어가 될 소지가 농후하다. 올초 보건사회연구원 설문조사에 따르면 베이비부머의 주택보유율은 82.1%인데,이중 41.0%는 노후에 집을 줄이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일본에서도 전후 베이비붐 세대인 단카이세대(1946~48년생) 806만명이 대량 은퇴한 1990년 이후 부동산이 반토막 난 선례가 있다. 물론 베이비부머가 정년을 맞았다고 바로 집을 파는 것은 아니다. 베이비부머 중 정년을 걱정하는 임금근로자는 198만명으로 추정돼 연간 20만명 정도로 분산되고,경제여건도 일본보다 양호해 충격이 덜 할 수도 있다. 이는 삼성경제연구소의 주장이다. 하지만 재취업을 못하면 정년 후 국민연금을 받기까지 약 10년간 고정소득 없이 살아야 한다. 반면 자녀 결혼비용 등은 집을 줄이지 않고선 대안이 없는 게 현실이다. 하락 압력의 개연성은 충분하다.

사회적으로도 대량 은퇴를 수용할 태세를 갖추지 못한 상태다. 주택연금과 소형 주택건설 활성화 등 정부가 고민할 일도 많다. 2018년이면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14%를 넘어선 고령사회에 진입한다. 또 고령인구가 14세 미만 인구를 앞지르고 전체 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한다. 이제 7년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