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탈퇴 땐 자금조달 막혀…경제적 자살"

● 이브 메시 룩셈부르크 중앙銀 총재
이브 메시 룩셈부르크 중앙은행 총재(사진)는 "유로존 가입국가들이 유로존을 탈퇴하는 것은 경제적 자살"이라고 27일 말했다. 그는 또 "미국 정부와 의회의 부채 한도 증액 협상은 결국 타결되고 이것이 달러를 지지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럽중앙은행(ECB) 집행위원회 멤버인 메시 총재는 아시아 중앙은행과 정보 교환 등을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메시 총재는 이날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유럽 재정위기로 일부 회원국이 유로존에서 탈퇴할 가능성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통화통합은 원하면 언제든지 들락날락할 수 있는 회전문이 아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유로존에서 탈퇴한 국가는 금융 부문이 총체적으로 붕괴할 뿐 아니라 국제 금융시장에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다는 이유에서다. 메시 총재는 이어 "시간이 다소 걸리고는 있지만 유럽 각국이 재정위기 해소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지속적으로 취하고 있다"며 "유로존 위기를 퍼트리는 사람들은 정책 결정권자들이라기보다 대부분 시장에서 이해관계를 가진 투자자들"이라고 지적했다.

유럽 내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 구조적 격차에 대해서도 "아일랜드는 유로존 가입 당시 소득이 유럽 평균의 60%였지만 지금은 재정위기에 시달리는 가운데서도 100% 이상"이라며 "유로존을 평가할 때 단기적 악재만 보지 말고 장기적 시각에서 봐야 한다"고 주문했다.

메시 총재는 최근 미국 달러화 약세에 대해선 "정치는 적절한 순간에 올바른 결정을 내리는 기술"이라며 "미국 정치권이 부채 한도 증액 협상을 타결짓지 못할 것이란 가정은 하지 않고 있다"고 잘라 말했다. 또 "환율은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 결정되지만 부채 협상 타결은 (추락하는) 달러를 지지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글로벌 불균형과 관련해선 "(달라진 신흥국의 위상을 반영하는)글로벌 재균형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다"며 중국을 대표적인 사례로 거론했다. 중국의 경우 세계 2위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만큼 경제 펀더멘털에 맞게 위안화가 절상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주용석/유승호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