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훈 "서울시향, 올해도 유럽 메이저리그 초대 받아"

8월부터 4개국 연주 투어…'DG 레이블' 5년 레코딩 계약
"유럽 사람들에게 한국과 일본의 차이를 말할 때 저는 항상 '독일 사람과 이탈리아 사람이 다른 것에 비해 한국과 일본은 더 큰 차이가 있다'고 설명해요. 그럼 모두 깜짝 놀라요. 오케스트라 연주도 마찬가지예요. 아시아 스타일의 전형으로 알고 있는 일본 오케스트라의 기술적 완벽주의를 뛰어넘어 서울시향이 뜨겁게 날아오르는 걸 보여줄 때죠."

서울시향이 내달 19일부터 27일까지 유럽 4개국을 순회하는 유럽 투어 공연에 나선다. 작년에 이어 두 번째다. 27일 서울 광화문에서 만난 정명훈 서울시향 예술감독(58 · 사진)은 "투어에서 연주할 곡도 차이콥스키 6번 '비창' 등 유럽 오케스트라들도 힘들어 하는,그러나 깊이 있는 곡을 선정했다"며 "암스테르담,에딘버러 등 세계 유수의 축제에 선다는 게 굉장한 도전이고 모험이지만 그만큼 많은 것을 얻을 것이고 뜨겁고 강렬한 인상을 심어줄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투어를 떠나기에 앞서 서울시향은 지난달 15일 2010년 유럽 투어에서 극찬을 받았던 드뷔시의 '바다'와 라벨의 '라 발스''어미 거위' 등을 담은 레코딩을 도이치그라모폰(DG) 레이블로 발매했다. 지난 4월 아시아 최초로 DG 레이블을 달고 장기 레코딩 발매 계약을 체결한 데 따른 것이다. 서울시향은 앞으로 5년간 매년 2장의 DG 레이블 앨범을 발매한다.

"야구로 치면 메이저리그에 초대된 거죠.7년 전 걸음마부터 배워야 했을 때를 생각하면 엄청난 도약이에요. DG가 우리의 가능성과 미래를 봤다고 생각합니다. "

서울시향은 이번 유럽투어 중 오스트리아 그라페네크 음악 페스티벌,영국 스코틀랜드 에딘버러 인터내셔널 페스티벌,독일 브레멘 음악 페스티벌 등에서 연주한다. 정 감독의 장기인 라벨 '라 발스', 드뷔시 '바다'는 물론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무소륵스키 '전람회의 그림',차이콥스키 교향곡 6번 '비창',진은숙의 생황 협주곡 '슈' 등을 선보인다. 그는 투어의 의미에 대해 "함께 떠나 함께 돌아오는 것은 물론 다같이 밥을 먹는 과정까지 모두 중요하고 의미있는 과정"이라며 "여유를 갖고 뜨거운 감정을 보여주자고 늘 단원들에게 강조한다"고 말했다.

그는 음악가로서 한국인의 저력에 대해 "한국에서는 몇 명만 모이면 어느 자리에서나 노래를 하며 자리를 끝내는 문화가 있다. 아버지도 음악가는 아니었지만 술 한잔 드시면 꼭 노래를 한 소절씩 하곤 했고,그런 기본적인 성향이 음악가에게는 아주 좋은 DNA"라고 설명했다.

서울시향은 유럽투어에 앞서 내달 9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유럽투어 기념음악회를 연다. 무소륵스키 '전람회의 그림'과 차이콥스키 교향곡 6번 '비창'을 연주한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