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톡톡] 中 게임산업 '고속질주'…한국은 규제에 '발목'

中 최대게임展 '차이나조이', 사실적 게임 대거 선보여…한국은 단독부스도 없어
31일 중국 상하이 신국제박람센터에서 막을 내린 중국 최대 게임박람회 '차이나조이'.2~3년 전만 해도 한국 게임이 즐비했지만 올해는 단독 부스를 찾아볼 수 없었다. 텐센트 샨다게임즈 등 중국 거대 게임사가 퍼블리싱(유통)하는 국내 게임들만 상당수 구석을 차지하고 있었다.

중국 신문출판부가 주최하는 차이나조이는 미국 'E3',일본 '도쿄게임쇼'와 함께 세계 3대 게임 전시회로 꼽힌다. 지난해 관람객은 14만명으로 경제 효과는 4269억위안(70조원)에 달했다. 행사 기간 38도가 넘는 찜통 더위에도 행사장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올해 차이나조이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중국 게임의 경쟁력 강화다. 과거 한국 게임 베끼기에 급급했던 업체들이 이번엔 국내 이용자도 반색할 만한 게임들을 속속 내놨다. 완미시공의 '소오강호'는 사실적인 격투 장면이 돋보였고 자체 게임 엔진으로 개발한 스네일게임의 '구음진경'은 캐릭터들의 날아다니는 동작이 섬세했다. 넷드래곤은 미국 완구업체 하스브로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트랜스포머 온라인'을 선보였다. 중국게임업체 거인 네트워크의 류더카이 개발팀장은 "이제 우리는 더 이상 '카피캣'이 아니다"고 말했다.

중국 게임산업은 2000년 이후 연평균 24% 성장률을 보이며 고속 성장하고 있다. 성장 배경에는 중국 정부의 강력한 지원이 자리잡고 있다. 중국 정부는 오래 전부터 자국 게임산업을 진흥시키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펼쳤다. 중소업체들의 해외 진출을 돕기 위해 금융 지원을 확대하고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판호'라는 게임수입 허가제까지 만들었다.

중국이 이렇게 성장 가도를 달리는 동안 정부의 각종 규제에 발목 잡힌 국내 시장은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 청소년의 게임 이용을 제한하는 '셧다운제' 도입으로 한국 게임은 유해하다는 인식까지 퍼져 수출 환경도 악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한국 게임의 수출 규모는 15억5107만달러로 문화콘텐츠 전체 수출액의 60%를 차지했지만 앞으로의 관건은 중국과의 경쟁"이라며 "중국과의 격차가 더 벌어지면 곤란한데,우리 정부는 별로 관심이 없는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상하이=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