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부채협상 극적 타결] 월가 "미국은 빚에 시달리는 사형수 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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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출 감소 규모 턱없이 부족…신용등급 하락 불가피백악관과 의회 간 부채한도 증액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되면서 시장은 일단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백악관 발표 직후 미국 달러는 유로화,엔화 등 주요 통화 대비 오름세를 나타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 선물도 상승했다.
하지만 월스트리트 일각에선 싸늘한 기운이 돌고 있기도 하다. 재정적자 감축 규모가 국가신용등급 강등을 피하기에 충분하지 않은 데다 지난달 29일 미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이 1.3%에 그쳤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미국 경제의 펀더멘털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빌 그로스 핌코 최고투자책임자는 "워싱턴에서의 협상 결과와 상관없이 미국은 여전히 막대한 부채 때문에 신용등급이 강등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이 같은 상황을 사형수가 집행장으로 들어가는 최후의 순간을 뜻하는 '데드 맨 워킹(dead man walking)'에 빗대 '데트 맨 워킹(debt man walking)'이라고 표현했다.
함 밴드홀즈 유니크레디트리서치 수석이코노미스트도 "신용등급 강등이라는 '다모클레스의 검'이 미국과 세계 금융시스템의 머리 위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예상을 하회하는 경제지표가 잇따라 발표되고 있는 것도 부채 협상 타결에 따른 '안도 랠리'가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번주에는 자동차 판매(1일)와 7월 고용지표(5일) 등 주식시장에 영향을 주는 주요 경제지표가 줄줄이 발표된다. 전망은 부정적이다.
아제이 라자드야크샤 바클레이즈캐피털 미국 채권 전략팀장은 "부채 한도라는 눈앞의 위기가 관심 밖으로 사라지고 나면 많은 사람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경제가 약해졌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