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일러업체, 휴가 반납하고 수해현장으로

귀뚜라미·경동나비엔, 임시 서비스센터 설치…타사 제품까지 무상 수리

보일러 업체들이 일제히 수해 현장을 찾아 파손 제품의 무상수리와 복구 지원에 나섰다. 여름 휴가를 반납한 채 수해 지역의 학교 운동장 등에 나란히 임시 서비스센터를 설치, 타사 제품까지 무상 수리해주고 건조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훈훈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귀뚜라미보일러는 경기도 동두천시와 광주시에 수해복구 캠프를 설치하고 30여명을 투입, 보일러를 수리하고 있다. 귀뚜라미보일러는 회사 전체가 1일부터 3일까지 휴가지만 서비스팀은 휴가를 반납하고 수해 현장에서 하루종일 고장난 보일러와 씨름하고 있다. 보일러 침수 상황이 미미한 지역은 별도로 해당지역 대리점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경동나비엔도 같은 지역에서 봉사활동에 나서고 있다. 본사 서비스 인력 40명으로 임시 서비스센터를 개설,침수 피해를 입은 가구를 돌며 보일러를 점검해주고 있다. 린나이CS와 전국 대리점 협의회 150여명으로 구성된 린나이 수해 복구팀은 서울 북가좌동과 사당동,경기도 광주시 송정동 일대에서 가스레인지,가스보일러 등을 무상 수리해주고 있다. 타사 가스기구도 같이 점검해준다. 또 가스빨래건조기를 설치, 물에 젖은 옷과 이불을 말려주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보일러 업체들의 수해지역 무상수리는 1980년대부터 진행돼왔다. 이들이 가장 먼저 침수지역을 찾는 이유는 침수 이후 전염병 등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온수사용과 난방이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매년 수해 시기가 휴가철과 겹치다 보니 각 회사 서비스팀 인력들은 휴가를 반납하고 수해지역에 파견되기 일쑤다. 2007년 태풍 나리의 영향으로 제주도가 큰 피해를 입자 경동나비엔 등이 긴급 수해 복구팀을 편성, 제주를 찾기도 했다. 김용범 경동나비엔 고객지원본부장은 "휴가철에 구슬땀을 흘리는 직원들에게는 미안한 생각뿐"이라며 "하지만 침수 피해를 최대한 빨리 복구하기 위해서는 보일러 회사들이 나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