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메세나, 예술한국 키웠다] (3·끝) 배우고 싶은 선배 뮤지션을 멘토로…마호가니 킹, 가수 이상은과 합동공연

● (3·끝) 대중문화 분야 - 신인 뮤지션 발굴 '튠업'
"저런 친구들을 찾아내자는 말이야."

3인조 네오소울 밴드 '마호가니 킹'의 연주를 우연히 듣게 된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이 눈을 동그랗게 뜨며 한 말이다. 이들은 CJ문화재단이 지난해 6월부터 한 달에 한 번 꼴로 스타 시스템 밖에 있는 실력파 밴드를 발굴하는 '튠업' 프로그램의 2기 멤버다. 선배 뮤지션 이상은 씨와 함께 마호가니 킹을 만났다. 마호가니 킹은 2003년 12월 결성 후 2009년부터 창작물을 본격적으로 내놓았다. 이말씨,홍아라,문득 등 멤버 세 명 모두 작사 작곡 편곡에 능한 싱어송라이터.여느 인디밴드가 그렇듯 활동 무대가 적어 고민과 좌절의 시간이 더 길었다. 그러다 CJ문화재단의 선택을 받았다.

CJ문화재단은 이들에게 연습 공간을 마련해주고 앨범 제작,무대 데뷔 등을 도왔다. 2000만원 상당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했다.

특이한 것은 가수들이 배우고 싶은 선배 뮤지션의 이름을 적어 내면 CJ문화재단이 '그분'을 모셔오는 것.이렇게 만난 이상은 씨와 마호가니 킹은 6개월여에 걸쳐 함께 작업하고 합동공연을 펼쳤다. 이들은 이달 초 정규음반도 내놓는다. 마호가니 킹은 이상은 씨를 희망 멘토로 꼽은 이유에 대해 "싱어송라이터로서 분명한 자기 색깔을 갖고 다른 예술적 활동도 많이 하면서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 뮤지션을 찾다가 이상은 선배를 떠올렸다"고 말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이미지 보드'를 만든 것.이상은 씨가 세 명의 멤버에게 '스스로 원하는 나의 이미지'를 만들어 오라고 숙제를 내줬던 일이다.

이상은 씨는 "오래 전부터 스타 시스템이 아닌 창작 음악을 고집해온 사람으로서 창작 음악 신인을 발굴하는 게 의미 있는 작업이라 생각했고 음악적 불균형을 해소하는 데도 도움을 줄 것 같았다. CJ문화재단의 튠업 프로그램이 믿을 만했고 세 멤버의 착한 심성과 열정이 마음을 붙잡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뭐든 악착같고 질기게 해야 성공하는 세상인데 이를 악물고 음악하는 후배들과 함께하며 스스로 배울 점도 많았다"고 했다.

마호가니 킹은 '튠업' 심사 총평에서 '앞으로 더 기대되는 팀'이라는 평을 받았다. 이들은 "셋이 각자 하고 싶은 음악으로 영역을 넓히되 교집합을 가져가는 팀이 되고 싶다"며 "대중음악가지만 예술가로 남겠다"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