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추락기 기장…하루 3곳에 11억 보험 계약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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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 보험社에 총 35억 가입지난달 28일 제주 서남쪽 해상에서 추락한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의 최모 기장(52)은 8개 보험사,11개 상품에 최대 35억7000만원을 보장하는 상해 및 생명보험에 가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 7개사에서 가입한 보험(사망 보험금 28억원) 계약은 사고 한 달 전부터 집중적으로 체결됐다.
1일 보험업계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최 기장은 6월27일 H해상에서 최대 7억원을 받을 수 있는 보험에 가입한 것을 시작으로 6월30일엔 L손보 D화재 H화재 등 3곳과 각각 6억원,4억원,1억원을 받을 수 있는 보험 계약을 체결했다. 이어 S화재(7월1일,6억원) K생명(7월17일,1억원) L손보(7월18일,3억원) 등과도 잇따라 보험계약을 맺었다. 최 기장은 이에 앞서 2001년엔 W생명,2009~2010년엔 D화재 K생명 S화재 등과 모두 7억7000만원을 보장하는 보험에 가입해 놓았다.
상당한 규모의 보험에 가입한 상태에서 사고 한 달 전부터 22일간 최대 28억원을 받을 수 있는 보험 계약을 추가로 체결한 셈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조종사들이 상당한 액수의 보험에 가입하는 사례가 있긴 하지만 이처럼 단기간에 거액의 보험에 가입하는 것은 특이한 일"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이와 관련,최씨가 여러 보험사에 중복 가입할 수 있었던 경위에 대해 조사 중이다. 김수봉 금감원 부원장보(보험 담당)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지금은 여러 보험사에 가입할 때 청약 단계에선 크로스 체크(상호 점검)가 안 되지만 앞으로는 청약 단계에서도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개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감원은 이와 함께 보험업계에 공문을 보내 최씨의 보험 가입과 관련,지나친 의혹 제기를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사건 조사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계약자를 보호하는 보험사의 의무에 어긋날 뿐 아니라 보험 산업 전반의 신뢰에도 타격을 준다고 금감원은 강조했다.
김 부원장보는 "이번 사고가 '보험사기'일 가능성이 있다고 섣불리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사고 당사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며 실종자 가족에게도 치명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씨가 6월 여러 보험사의 보장성 보험에 가입한 게 특이하긴 하지만,소득이 많은 직종일수록 보장성 보험 가입도 많고 금액도 크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