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의눈]코스피, 美경기우려에 2120선 하회…대응전략은?

코스피 지수가 미국 부채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됐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의 펀더멘털(내재가치)에 초점이 맞춰지며 급락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선 미국 부채 협상 타결 이후 미 연방정부의 지출축소 우려에 시장의 관심이 쏠려 투자심리가 급속히 위축됐다고 진단했다. 이에 부진한 미국 7월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지수와 미 국내총생산(GDP)으로 인해 경기에 대한 걱정이 가중됐다는 진단이다.2일 오후 2시22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 대비 54.54포인트(2.51%) 떨어진 2117.77을 기록 중이다. 외국인과 기관이 '팔자'에 나서 지수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부 이사는 "미국 7월 ISM 제조업지수 부진과 함께 미국 부채협상 타결 이후 넘어야 할 산들에 대한 걱정이 커졌다"며 "신용평가사들의 미국 국가신용등급 강등 우려가 남아있다는 점도 이날 주가하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유럽의 경우 그리스 2차 구제금융안과 관련해 민간 참여가 구체화되는 과정에서 신용평가사들과의 마찰이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이다.임수균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 2분기 GDP 증가율이 미흡한 상황에서 7월 ISM 제조업지수까지 부진해 미국 경기회복 속도에 의구심이 생긴 상황"이라며 "미국과 중국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그동안 지수 하단을 지지해왔지만 미국에 대한 기대가 무너지면서 지수 낙폭이 심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코스피지수가 급락하고 있지만 2100선 아래로 내려갈 경우 어느정도 하방 경직성이 높아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임 애널리스트는 "1차적으로 60일 이동평균선이 걸쳐있는 2100포인트 부근에서 지지력이 기대된다"며 "2100포인트가 붕괴될 경우 120일 이평선이 있는 2070~2080 구간에서 지지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이재만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이달 코스피지수 하단은 120일 이동평균선이 근접한 2080선으로 본다"며 "심리적 커트라인인 2100포인트를 밑돌 경우 2080선 정도에서는 저가 매수세가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증시 급락 분위기에 휩쓸리지 말고 이번주말 미국 고용지표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이번주말에 발표될 미국 7월 비농업부문 고용자수 변동, 7월 실업률 등 고용지표를 확인한 후 대응에 나서도 늦지 않다는 진단이다.

시장의 낙폭이 다소 과도하다고 판단되기 때문에 증시 급락에 휘둘려 투매에 나서지 말 것을 주문했다. 김 이사는 "뉴욕 증시가 연일 급락하면서 반등 시기가 다가오고 있고 미 부채문제도 해결 수순을 밟고 있다"며 "이번주말 발표되는 미국 고용지표가 개선세를 나타낸다면 안도심리가 퍼질 전망이기 때문에 투매에 동참하기보다는 주말 지표를 확인하고 대응해도 늦지 않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이를 저가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관심 업종으로는 내수업종이 꼽혔다.

김정훈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 부채협상 타결 뒤 우려요인들이 부각되면서 증시가 급락하고 있지만 50포인트 넘게 빠진 만큼 분할 매수 구간이라고 판단된다"며 "이달 증시는 변동성 장세 속에 포트폴리오 변화가 나타나는 시기로, 대외 경기에 민감한 수출주 중심의 대형주보다는 대외 경기에 상대적으로 덜 민감한 내수주 중심의 중소형주가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임 애널리스트도 "이번주는 강한 매수세가 유입되기 힘들고 박스권에서 횡보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시중에 풀려있는 자금이 많기 때문에 덜 오른 내수주에 매기가 몰리는 현상은 계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후 주식형 펀드로 자금이 유입되고 기관 매수 여력이 확대되면서 코스피지수의 상승 추세가 지속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한경닷컴 오정민·김효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