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부진' 답십리 17구역…SJ공사, 시행사로 첫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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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길13구역도 협의 중서울시 산하 SH공사가 재개발 사업장인 동대문구 답십리17구역의 시행자로 참여한다.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지난해 도시재생사업에 진출한 이래 수주한 첫 사업장이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사업이 지지부진한 정비구역이 많아 답십리17구역처럼 SH공사가 시행을 맡는 사업장이 늘어날 전망이다. SH공사는 답십리동 12 일대 1만4141㎡ 규모의 답십리17구역에 아파트 269가구를 건립키로 했다고 2일 발표했다. 이곳은 원래 추진위원회가 구성돼 있었으나 부동산 경기 침체로 사업 추진에 난항을 겪으면서 SH공사에 시행권을 위탁했다.
답십리17구역은 기존 조합시행 방식과 달리 추진위원회를 해산하고 구성된 주민대표회의에서 시행자인 SH공사와 협의해 사업을 진행하게 된다. 사업비를 조달하는 역할도 담당한다.
개발 이익은 주민(토지 등 소유자)에게 돌아가는 대신 SH공사는 총 공사비의 4% 안팎의 수수료를 받게 된다. 이영철 SH공사 도시재생본부 재생기획팀장은 "재개발 열풍이 수그러들면서 SH공사에 시행을 위탁하는 의뢰가 크게 늘고 있다"며 "정비가 시급한 곳인데도 수익성에 좌우돼 사업 추진이 원활하게 되지 않는 사업장을 중심으로 참여 기회가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SH공사는 답십리17구역을 시작으로 민간 기업이 주도해왔던 재개발 사업에 본격 뛰어들 계획이다. 현재 신길뉴타운 내 신길13구역의 시행자로 참여하는 방안을 주민들과 협의 중이다. 이곳은 1만5694㎡ 규모로 현재 170여가구를 허물고 319가구로 건립하는 내용의 정비사업이 추진돼 왔다. SH공사 측은 연내 4~5곳의 재개발 · 재건축 사업장을 추가 수주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SH공사는 재개발 시행 참여를 계기로 각종 부조리와 갈등이 만연한 기존 조합시행 방식의 문제점도 개선키로 했다. 서울 지역의 공공관리제 적용 사업장이 643곳에 이르는 만큼 위탁관리자 선정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SH공사 관계자는 "공공의 도시재생사업 참여를 통해 주택 경기 침체와 조합 내부 갈등으로 난항을 겪고 있는 정비사업 시장 전반에 활력을 불어 넣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