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임시국회 '하는거與, 마는거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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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최 힘겨루기…본회의 없이 상임위만저축은행 청문회와 8월 임시국회가 '반쪽짜리'로 운영될 전망이다. 청문회 증인 채택을 둘러싼 여야간 힘겨루기 끝에 현역 의원과 청와대 수석 등 '힘있는 증인' 상당수가 명단에서 제외될 것으로 알려졌다. 8월 임시국회도 본회의 소집 요구 없이 상임위만 가동하는 기형적 운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저축銀 청문회 증인합의 안돼 무산 위기
황우여 한나라당,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저축은행 국정조사 청문회 증인 채택 문제와 8월 임시국회 개원을 위한 회동을 2일 가졌다. 국정조사특위 여야 간사인 차명진,우제창 의원이 참석한 4인 회동에서 여야는 증인 채택에 대해 상당부분 이견을 좁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은 민주당이 요구한 증인 가운데 현직 청와대 수석과 박지만 씨 등에는 난색을 표했으나 정진석 전 청와대수석과 이영수 전 한나라당 청년위원장 등의 증인 채택은 가능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민주당도 '증인 채택 시한을 넘기면 청문회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일정 부분 수긍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여야가 서로 증인으로 신청한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박지원 의원 등 현직 정치인들은 대거 증인 명단에서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은 청문회가 무산될 경우 불어닥칠 여론의 질타를 피하면서 거물급 정치인을 제외하는 꼼수를 부렸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명규 한나라당,노영민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8월 임시국회를 논의하기 위해 별도로 만났으나 반값 등록금 법안 처리와 추가 경정예산을 요구하는 민주당과 '선 개원'을 주장하는 한나라당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렸다. 다만 여야는 현안이 있는 상임위를 정상적으로 가동하는 조건으로 한나라당이 5일 제출 예정이던 단독소집요구서는 내지 않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 수석부대표는 "민주당이 상임위에 정상적으로 들어오기로 한 만큼 단독소집을 하지 않고 대신 본회의 날짜는 여야 원내대표 간 협상을 통해 추후에 잡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