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도 전기 끊을 수 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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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한전 감사…전력공급 주먹구구종합병원 군부대 등 항시 전기가 공급돼야 하는 중요시설도 전력이 부족할 때 전기를 끊을 수 있는 대상에 포함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의 경우 전기가 끊기면 환자의 생명이 위험할 수 있어 즉각적인 수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감사원이 2일 발표한 '전력공급시설 운영실태'에 따르면 한국전력공사는 전력이 부족한 비상시에도 종합병원,군부대,언론사에는 끊김없이 전기를 공급해야 함에도,지난해 이들 기관이 연결된 52개 선로를 필요에 따라 수동으로 전기를 차단할 수 있는 대상에 포함시켰다. 또 계전기(전기회로를 여닫는 스위치)를 이용해 자동으로 전기를 차단하는 대상에도 종합병원,군부대,경찰서 등이 연결된 332개 선로가 들어 있다. 감사원 관계자는 "한전이 기관별 우선순위를 따지지 않고 지역별로 전력수급 계획을 운영하다 보니 비상시 일부 지역의 병원이나 군부대도 전력이 끊길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응급환자가 상존하는 병원은 전력이 공급되지 않으면 환자의 생명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전력공급 체계의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한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병원에는 대부분 보조발전기가 있긴 하지만 인공호흡기로 호흡하는 환자의 경우 대부분 5분 이상 기계가 멈추면 생명을 잃을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응급실에는 24시간 전기가 안정적으로 공급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전 측은 이에 대해 "비상상황은 전쟁 등 최악의 경우를 가정한 것이고 전기가 끊겨도 최장 30분 정도"라며 "하지만 감사원 지적에 따라 수동선로는 병원 등이 최대한 포함되지 않도록 지난 7월 조치를 완료했고 자동선로도 오는 9월까지 정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