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 '먹구름'] 주가급락에도 원·달러 환율 '선방'

소폭 반등…1050.80원 마감
주가가 급락했지만 원 · 달러 환율은 거의 움직이지 않았다. 장기적으로 환율이 하락(원화 강세)할 것이라는 데 시장의 무게 중심이 쏠려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 · 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0전 오른 1050원80전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은 개장 초부터 상승 압력을 받았다. 미국 정부와 의회가 부채 한도를 늘리기로 합의했지만 미국 경기 둔화 우려가 불거지면서 코스피지수가 폭락했기 때문이다. 전날 밤 미국과 유럽의 제조업지수가 부진하게 나타나면서 주요국 증시는 일제히 하락했다. 그 여파로 코스피지수도 이날 51포인트가량 떨어졌다. 미국 경기 둔화 우려가 안전자산(달러화) 선호 심리를 부추겨 달러 강세,원화 약세 흐름을 만들어낸 셈이다.

하지만 주가 하락폭에 비해서는 환율 하락이 거의 없었다는 게 외환시장 참여자들의 설명이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길게 보면 환율이 1000원 안팎까지 떨어질 것이란 게 대부분 시장 참여자들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외환딜러는 "정부가 물가 때문에 환율 하락을 용인하는 듯하면서도 수출 악화를 우려해 환율이 큰 폭으로 떨어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 눈치"라며 "현재 환율 수준(1050원 안팎)이 상당 기간 유지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수급 측면에선 거래량이 많지 않은 가운데 수출 업체의 달러 매도와 수입 업체의 달러 매수가 균형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