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재룡의 준비된 은퇴] 고령화·인구감소 따른 경제구조 변화에 맞춰 설계

은퇴설계의 중요한 화두 중 하나는 '우리 사회가 어떤 모습으로 변화해 갈 것인가'를 내다보는 일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미래를 어떻게 예측할 수 있을까? 현대 경영학의 대부 피터 드러커는 미래를 예측할 때 두 가지 자료를 활용한다고 했다. 하나는 과거의 역사고,다른 하나는 인구 통계다. 인구는 경제성장의 원천이 되는 중요한 변수여서 미래 사회를 가늠해보는 유용한 수단이다. 통계청 인구추계자료(2006년)를 바탕으로 분석해 보면 우리나라는 총인구가 2018년부터 감소하고 2028년부터는 매년 10만명 이상 줄어든다.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가 80세 이상이 되는 2035년부터는 매년 20만명 이상 줄어들 전망이다. 기대수명의 증가로 노인인구가 많아지고,출산율 저하로 젊은 인구가 감소하기 때문이다. 2050년이 되면 전체 인구의 38.2%가 65세 이상 노인이고 인구의 중간 연령은 56.7세가 된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는 어떤 변화를 일으킬까? 첫째,연금수급자의 급증은 연금 부담의 가중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지금 같은 추세라면 국민연금은 2044년부터 연간 수입보다 지출이 늘어나는 적자시기를 맞게 된다.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은 이미 적자가 지속되면서 정부 보전금이 계속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학연금도 2021년부터 연금수지가 적자로 전환될 전망이다. 둘째,경제가 저성장 구조로 변화하게 될 것이다. 기업들은 젊은 근로자를 구하기 어렵게 되면서 기업 수마저 줄어들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2012~2015년 경제성장률은 평균 3.7%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앞으로 몇 년은 괜찮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하지만 2016~2025년에는 경제성장률이 연평균 1.9%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OECD는 보고 있다.

셋째,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우려된다. 인구 감소 등으로 부동산 수요가 급속하게 줄어들기 때문에 일본과 유사하게 전체 부동산 가격의 장기 하락이 예상된다. 이미 인구 감소가 진행되고 있는 일본은 최근 도쿄와 같은 도심을 중심으로 빈집이 늘어나면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넷째,경제산업의 구조 변화와 규모 축소가 예상된다. 인구의 38.2%나 차지하는 노인들로 인해 전체적인 구매력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전체 경제인구의 20.2%를 차지하는 490만명의 자영업자(2010년 국세청 자료)들이 특히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음식점 등과 같은 생활밀접 업종은 더욱 어려운 상황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 요즘 젊은 세대들이 가장 선호하는 직업 중 하나인 학교 선생님은 학생 감소로 자리가 더욱 줄고,공무원 역시 인구 감소에 따른 정부기구의 축소로 감축될 수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은퇴 설계 역시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 공적연금에 대한 의존을 줄이고 부동산 침체와 경제축소에 맞는 방법으로 미래를 설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