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카페] 'LCD 파트너' 소니의 TV 부진에…삼성 "마냥 웃을 수도 없고"

삼성전자가 일본 소니의 TV 사업 부진을 놓고 '묘한' 입장에 빠졌다. 글로벌 TV 시장의 경쟁자라는 점에선'호재'지만,소니가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사업 합작 파트너여서 LCD사업부에는 '악재'이기 때문이다.

소니는 지난 2분기 155억엔의 영업적자를 냈다. 실적 악화는 TV 사업 부진 탓이다. 글로벌 시장점유율이 이를 잘 보여준다. 시장조사기관 NPD에 따르면 세계 최대 시장인 북미지역 전체 TV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34.3%(매출 기준)로 1위,소니는 13.3%로 2위였다. 2분기까지 합산한 상반기 점유율 비교에선 이 격차가 더 벌어졌다. 상반기 삼성전자의 북미시장 점유율은 35%,소니의 점유율은 11.9%로 누가 봐도 삼성의 독주체제다. 삼성전자 TV 사업을 맡는 VD사업부 입장에선 이만한 '굿 뉴스'도 없는 셈이다.

삼성전자는 그러나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다"는 입장이다. 소니가 삼성전자의 라이벌인 동시에 최대 규모 합작사업을 벌이는 파트너란 점에서다. 삼성전자와 소니는 2004년 LCD 패널을 만드는 S-LCD를 세운 뒤 지금까지 4조원에 이르는 돈을 50 대 50 비율로 투자해왔다.

S-LCD 생산 규모는 두 회사가 TV 시장 상황을 봐서 결정하고,생산 물량은 절반씩 가져간다. 따라서 TV 사업 부진으로 소니의 패널 수요가 줄면 삼성전자 LCD 사업엔 '악재'다. 당장 2분기 실적이 부진하자 소니는 연간 TV 생산량을 기존 2700만대에서 2200만대로 19% 줄이기로 했다. S-LCD에서 가져오는 패널 물량을 그만큼 줄이겠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LCD 사업만 보면 소니가 잘되는 게 삼성전자에도 좋은 뉴스"라고 말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