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 MBA] 메뉴 늘리면 매출 오를까?…오히려 '깔끔한 후식' 이 손님 끈다

육지,바다,하늘에서 나는 모든 식재료를 사용해 20여가지 메뉴를 만들어내는 음식점 사장을 만났다. 한 곳에서 10년 동안 영업을 하면서 한 가지씩 추가하다 보니 메뉴가 늘어났다고 한다. 주력 메뉴에 대한 자신이 없어 손님들이 툭툭 던지는 말 에 아무 생각 없이 휘둘리다 보니 점심시간에 10여가지 메뉴 주문표가 들어오면 주방은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그런데도 이 사장은 '요리연구가'에게 해물갈비찜 등 몇 가지 메뉴를 추가하기 위해 기술을 전수받고 있다.

메뉴가 늘어나면 당장은 선택의 폭이 넓어져 얼마간 매출이 늘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주방인력은 피곤해지고 집중력이 떨어져 주력메뉴 맛까지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 음식 가짓수만 늘린다면 '평범한 밥집'으로 인식돼 손님들은 "이 집은 메뉴는 많은데 딱히 먹을 게 없어"라고 투덜거리게 된다. 이때부터 위기가 닥친다. 메뉴를 추가할 때도 원칙을 지켜야 한다. 기존 메뉴와 같은 계통의 음식을 추가해야 효율성이 떨어지지 않는다. 계절별 · 시즌별 메뉴와 접대메뉴,단체회식 메뉴,가족외식 메뉴를 상권 특성에 따라 3~4가지 정도 만들어놓고 고집스럽게 밀고 가야 한다. 메뉴는 대중적인 것을 주력으로 삼는 게 좋다. 마니아들만 좋아하는 독특한 메뉴는 한두 가지면 충분하다.

메뉴가 추가되면 음식의 특징 장점 등이 고객에게 잘 전달돼야 한다. 광고판을 통해 "?a?a으로 육수를 직접 뽑았습니다"라든가,"?a?a으로 간을 했습니다"라는 문구는 고객들에게 신뢰감을 준다. 광주의 어느 식당을 방문했을 때 이런 문구를 본 적이 있다. "우리 가게의 요리는 저희 가족에게 먹인다는 생각으로 정성들여 만들었습니다. 레시피는 사랑 한 스푼,정성 두 스푼,믿음 세 스푼으로 만들었답니다. " 한동안 눈을 뗄 수 없었다.

외식업에는 전략과 전술이 필수적이다. 메인 음식이 고기라면 후식으로 동치미 김치말이국수 등을 만들어 잘 익은 열무김치와 함께 내놓는다면 손님들에게 상큼한 느낌을 줄 수 있다. 고객의 입에서 "이 식당은 음식도 맛있는데 후식과 열무김치까지 맛있네"란 감탄사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세심한 영업전략이 아니면 포화상태인 외식시장에서 살아나기 어렵다.
이종호 외식창업문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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