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각 지하상가, 패션 아울렛으로 바뀐다

● 상가 운영권 민간기업에 위탁

명동은 지자체와 손잡고 외국인 관광코스로 개발…내부시설 대대적 리모델링

서울 종각 지하상가가 패션 아울렛 매장으로 탈바꿈한다. 이를 위해 내부 시설을 리모델링하고 고객휴게실 등 편의시설을 확충할 방침이다.

명동역 지하상가도 외국인 관광객을 겨낭한 도심 쇼핑공간으로 변신하기 위해 에스컬레이터 등을 새로 설치하고 상가를 외국인 관광코스에 편입시키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서울시설공단 관계자는 "서울시청광장 을지로 종각 명동역 등 도심 4개 지하상가 관리운영회사를 선정해 최근 위 · 수탁 계약을 맺었다"고 7일 밝혔다.

종각과 명동역 지하상가 운영은 상인들이 공동으로 설립한 법인이 맡았으며 서울시청광장과 을지로 지하상가는 지하상가 개발 · 운영업체인 대현실업이 운영권을 위탁받았다. 그동안 이들 상가의 관리운영은 서울시 산하 시설공단이 해왔다.

지하상가 운영권이 민간기업으로 넘어가면서 시설 리모델링과 함께 상가별 고객 특성에 맞춘 다양한 마케팅이 추진된다. 종각 지하상가는 에스컬레이터 두 곳과 고객휴게실을 새로 만들어 패션 아울렛 매장으로 특화시킬 계획이다. 강계명 종각지하도상가상인연합 대표는 "금융권을 통해 편의시설 공사비로 사용할 49억원을 이미 확보했다"며 "리모델링에 가까운 수준의 시설개선 작업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강 대표는 "바뀐 지하도상가관리조례에 따라 임대차 계약기간이 종전 1년에서 5년으로 길어져 영업의 안정성도 높아졌다"며 "리뉴얼 공사까지 마무리되면 상가 가치도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다.

외국인 관광객이 전체 쇼핑객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명동역 지하상가는 외국인 관광코스로 개발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하고 지하상가 천장과 바닥을 리모델링할 방침이다. 노미숙 명동역지하도상가상인연합 대표는 "한류 열풍을 타고 한국을 찾은 외국인들이 좋아할 만한 관광상품을 개발하는 방안을 지방자치단체와 협의 중"이라며 "이곳에서 쌓은 마일리지를 본국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곧 구체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청광장과 을지로 지하상가도 내부 시설 개선작업에 들어갔다. 김용탁 대현실업 이사는 "상인들과 함께 고객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마케팅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며 "시설공단에 내는 임대료를 줄이는 데 매달리기보다는 매출 증대를 통해 수익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대현실업은 현재 부산 대구 마산 청주 등의 도심 지하상가를 운영하고 있다.

서울시도 관리운영권을 민간기업에 넘기면서 편의시설 설치를 필수조건으로 내걸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하상가 관리운영권 위탁계약에 따라 민간 운영업체는 각종 편의시설을 설치해야 한다"며 "계약 조건과 관계없이 민간 운영업체와 상인들이 매출을 늘리기 위한 다양한 마케팅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전했다. 서울시는 연말까지 강북권 19개 상가의 관리운영권을 추가로 민간기업에 위탁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서울 강남역 지하상가 관리운영을 위탁받은 강남역지하쇼핑센터는 195억원을 들여 10개월간의 대대적인 리뉴얼 공사를 마치고 지난달 재개장했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