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 25시] '박재완 8·5제' 간부 대거 동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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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급과 비서진 대부분 신청…사무관·과장급 거의 없어'탄력근무제 1호 장관'인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을 따라 '8 · 5제(오전 8시 출근,오후 5시 퇴근)' 대열에 합류하는 재정부 고위 공무원들이 늘고 있다.
7일 재정부에 따르면 박 장관이 '8 · 5제'를 신청한 지난달 27일 이후 열흘 만에 31명의 공무원이 '8 · 5제'에 동참했다. 업무량이 많아 야근이 잦은 재정부에서 이처럼 많은 공무원들이 8 · 5제를 신청한 것은 의외라는 게 주변 관계자들의 얘기다.
지금까지 재정부 공무원 920명 가운데 근무시간을 조절하는 탄력근무제를 활용한 공무원은 92명.이들은 예산 편성 기간을 맞아 철야작업에 들어간 예산실 70명을 비롯해 대부분 '10 · 7제(10시 출근,7시 퇴근)' 신청자였다.
이런 재정부 분위기가 바뀐 데에는 수장인 박 장관의 영향이 컸다. 그가 "(내수 활성화를 위해) 가급적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저녁 약속을 오후 6시로 잡아 5시가 지나면 사무실을 떠나도록 하겠다"고 선언하자 자의반 타의반으로 박 장관 스케줄에 맞추는 공무원들이 급증한 것.실제로 8 · 5제 신청자 대부분은 박 장관의 얼굴을 자주 봐야 하는 간부들이다. 임종룡 1차관과 류성걸 2차관은 물론 강호인 차관보와 김익주 무역협정 국내대책본부장 등 1급 간부 대부분이 8 · 5제를 신청했다. 비서실 직원 13명도 동참했다. 재정부 인사과 관계자는 "장관과 스케줄을 같이하는 비서들이나 장관실에 자주 보고 하러 들어가는 1급들은 거의 대부분 8 · 5제를 신청했다"며 "장관이 탄력근무 신청서를 낸 직후부터 문의가 쇄도했다"고 말했다.
사무관이나 과장급에서는 8 · 5제 신청자가 거의 없다. 국장급에서도 은성수 국제금융국장과 최상목 정책조정국장 등 일부가 신청했을 뿐이다.
한 과장은 "장관과 수시로 회의를 하고 보고도 해야 하는 고위직들이야 장관과 일정을 맞춰야겠지만 실무진에서는 그럴 필요가 없다"며 "퇴근을 한 시간 빨리 했다고 내수가 얼마나 살아날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서보미 기자 bm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