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 유통ㆍ詩 치료…이색사업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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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관형 이색업종진흥회장"몇 년 전 한 남자가 풍뎅이를 번식시켜 조그만 플라스틱 케이스에 넣어서 수출하는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다들 '누가 그걸 사겠느냐'며 비웃었지만,외국 아이들 사이에서는 '장난감'으로 큰 인기를 끌었고 그는 1년 만에 수십억원을 벌어들였습니다. 이런 사례들이 많이 생겨나도록 돕는 게 우리의 역할입니다. "
"기발한 아이디어 있으면 누구나 성공하는 세상을"
김관형 이색업종진흥회장(71 · 사진)은 7일 "이색업을 꾸리는 기업인들을 돕는 다양한 지원책을 펴 나갈 계획"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산업이 발달하면서 기존에 존재하는 사업 분야만으로는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하기 어려워졌다"며 "남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새로운 아이템을 찾아내는 게 국가적인 과제"라고 덧붙였다. 이색업종진흥회는 이색 사업 아이디어를 갖고 있는 기업의 상품 개발과 판로 개척 등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난 6월 지식경제부 승인을 받고 출범한 사단법인이다.
아이디어만 있으면 개인,기업 할 것 없이 누구나 회원이 될 수 있도록 가입 자격을 열어놨다.
음식찌꺼기를 먹는 벌레를 번식시켜 보급하는 벌레 유통업,세리사이트(견운모 · 특수광물의 일종) 원석을 넣어 만든 특수 정수기 제조업,한 화분에 여러 종의 꽃을 동시에 길러내 판매하는 '꽃다발 화분' 사업,시(詩)를 통해 질병을 치료하는 시 치료업 등 투자 · 지원을 계획하고 있는 이색 업종들만 해도 상당수다. 김 회장은 "독특한 사업 아이템을 떠올리는 사람들은 많지만 혼자 사업화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아이디어와 사업화를 조화시키는 방법을 알려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단체는 기술거래사,변리사 등 전문 기술 지원 인력을 상주시켜 사업자들이 특허를 빠르게 취득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하반기부터는 경영기술교육(MOT) 심화과정인 특수 경영기술 교육(SMOT) 과정을 개설,이색 사업자들에게 기술 개발 · 경영과 관련한 종합 교육도 제공할 예정이다.
상공부(현 지식경제부) 출신의 김 회장은 특허청 심사관 등을 역임하며 지식재산권 분야에서 많은 노하우를 쌓았다. 또 현대시에 기술 · 관련 사상을 접목해 쓰는 특수시인 '기술시'를 개발하고 이를 통해 기술을 가르쳤던 시인이기도 하다. 그는 이색업종진흥회 설립을 위해 올해 사재 6억원을 내놓았다. 김 회장은 "공무원 시절 이색 업종 기업인들의 어려움을 깨닫고,특수 장르의 시를 쓰면서 애로를 느끼기도 했다"며 "기발한 아이디어만으로 누구나 성공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게 꿈"이라고 강조했다.
정소람 기자 soram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