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 전망 포기…'몸사리기' 모드

종목 추천도 대부분 중단
증권사들이 주간 지수 전망과 종목 추천에서 손을 떼며 '몸사리기' 모드에 들어갔다. 지난주 예상치를 벗어난 주가 폭락에 이어 미국 국가신용등급 강등이란 미증유 악재까지 불거지면서 전망에 자신도 없고,의미도 없어졌기 때문이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매주 일요일 언론사와 각 증권사 지점에 보내는 주간 지수 전망과 종목 추천 서비스를 대부분 중단했다. 한 증권사 리서치팀 관계자는 "지난주 초 미국 부채 한도 조정협상 타결 후 강세장을 전망했다가 주 후반 내내 투자자들의 거센 항의에 시달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대외 불확실성이 워낙 커 당분간 지수 전망과 종목 추천이 아무 의미가 없다"며 "증권사가 이처럼 '주식세일즈'를 그만둔 것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처음"이라고 말했다.

증권업계 리서치센터는 빗나간 8월 주가 전망으로 인한 투자자들의 빗발치는 항의를 수습하느라 비상이 걸렸다. 증권사들은 7월 말부터 앞다퉈 '8월 강세장'을 외쳤다. 유럽 재정위기가 봉합 국면으로 접어든 데다 미국 부채협상까지 극적으로 타결되면서 분위기는 예상대로 가는 듯했다. 이 전망이 빗나가는 데는 불과 며칠이 걸리지 않았다. 증권사들은 지난 1일 미 부채협상 타결로 코스피지수가 상승하자 연중 최고치(2228.96)를 뛰어넘어 8월에는 2300까지 오를 것이라며 지수 상단을 높여잡았다.

14개 증권사의 8월 주가 전망을 집계한 결과 코스피지수 2000 붕괴를 예상한 증권사는 한 곳도 없었다. 이 중 교보증권이 지지선을 2000으로 제시했을 뿐 대부분 증권사는 2100선을 하단으로 정해 체면을 구겼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