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눈물, 이르면 이달중 처방전 없이 산다

인공눈물 등 4품목 일반약 전환…3개 품목은 일반·전문약 동시 운영
노보레정은 결정 보류

이르면 이달 중 인공눈물 '히알루론산 점안액', 위장약 '라니티딘정75㎎' 등을 의사의 처방전 없이 살 수 있게 됐다.

시민단체에서 일반약으로의 전환 요구가 높은 사후피임약 '노레보정'은 오남용 가능성과 유익성 등에 대한 사회적 의견을 수렴한 후 결정하기로 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8일 서울지방청에서 의약품 재분류에 대한 제5차 중앙약사심의위원회의 회의 결과를 발표했다.

회의 결과에 따르면 위장약인 라니티딘정75㎎과 파모티딘정 10㎎, 히알루론산 0.1%점안액, 변비약인 락툴로오즈시럽 등 4개의 전문의약품은 일반의약품으로 전환한다.

다만 파모티딘정 10㎎과 히알루론산 점안액, 락툴로오즈시럽 등 3개 품목은 효능 및 효과를 구분해 전문약과 일반약을 동시에 두기로 했다.

전문약은 구입시 의사의 처방전이 필요하지만 일반약은 약국에서 손쉽게 살 수 있다.

조재국 소위 위원장은 "전문약과 일반약으로 동시 분류된 품목의 안전사용을 위해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할 것"이라며 "일반약은 전문약보다 양을 적게 포장하고 기간을 짧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대로 일반약에서 전문약으로 바뀐 품목은 여드름 치료제인 '클린다마이신 외용액'과 '테트라 사이클린 연고' 2개다.

이는 앞서 밝힌 식약청의 상정 안건과 같은 결과다. 의약계는 회의 도중 간단한 브리핑을 갖고 식약청의 안건에 대해 불만을 드러냈지만 당초 식약청의 결정을 바꾸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재호 대한의사협회 이사는 이에 대해 "식약청의 의약품 재분류 과정이 꿰맞추기식으로 진행됐다"며 "이미 결정돼 있는 사항을 회의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인춘 대한약사회 부회장 또한 "일반약을 전문약으로 바꾸는 안은 꿰맞추기식"이라며 "국민이 피해를 봤다는 구체적인 사례 없이 전문약으로 전환한다고 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이와 함께 오메가3 '오마코 캡슐', 편두통약 '이미그란정', 천식치료제 '벤토린 흡입제', 안연고 '테라마이신안연고'등 4개 품목은 전문의약품 분류를, '복합 마데카솔연고'은 일반의약품 분류를 현행대로 유지한다.

나머지 소화성궤양용제 '오메프라졸정'과 '판토프라졸정', 위장관 운동조절제 '레보설피리드정'과 '이토프리드정', 균 치료크림 '겐타마이신크림' 5개 품목은 현재까지 과학적 자료가 많이 축적되지 않아 안전성 자료를 모니터하며 지속적으로 재분류를 검토하기로 했다.

식약청 관계자는 "전문의약품과 일반의약품 3만9254개 품목에 대한 전면 재분류를 추진할 것"이라며 "식약청 내에 30여명 규모의 '분류추진 태스크포스'룰 구성해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식약청은 전체 의약품 품목에 대한 재분류를 오는 11월 말까지 마치고 12월 말까지 의견수렴과 중앙약심회의를 거쳐 재분류를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중앙약사심의위원회의 의약품 재분류에 대한 '의약품분류소분과위원회'의 위원은 사실상 해촉됐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