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IMK 매물로 내놨지만…이래도 저래도 고민

삼성·SK 잇단 철수 - (2) MRO 사업 어디로
주요 그룹 가운데 가장 먼저 MRO사업에서 철수하기로 한 삼성이 요즘 고민 중이다. 외부에서는 대 · 중소기업 상생을 위한 결단을 내렸다는 평가를 듣지만 내부적으로는 아이마켓코리아(IMK) 지분을 어디에 파느냐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 IMK 매각금액이 최소 5000억원에 달해 국내에서 인수할 기업이 별로 없는 데다 해외 MRO에 매각하기도 애매하기 때문이다.

해외 MRO가 IMK를 인수하면 소모성 자재를 더 싸게 구매할 수 있는 중국 등 신흥시장으로 거래처를 바꿀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하다.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중소기업중앙회가 컨소시엄을 꾸려 인수하는 방안이다. 하지만 중기중앙회가 컨소시엄을 구성하더라도 '최소 5000억원'이란 막대한 인수자금을 조달하기 힘들다는 게 문제다. 중기중앙회 주도 컨소시엄이 지금 수준의 공급가격을 유지하지 못하면 삼성 계열사들이 거래를 계속 하겠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 계열사 관계자는 "중기중앙회 등에서 IMK를 인수하면 아무래도 지금보다 중소기업들에 물품 구매가격을 더 높이 책정해줘야 할 텐데 그러면 IMK 입장에선 이익 폭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소액주주들이 그런 상황을 받아들일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