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탭 10.1, 유럽 수출 '급브레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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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법원 "애플 특허 침해" 판매금지 가처분…삼성전자 "즉각 이의 신청하겠다" 반발삼성전자가 애플의 아이패드2 대항마로 내놓은 태블릿PC '갤럭시탭 10.1'의 해외 판매에 급브레이크가 걸리고 있다. 양측이 첨예하게 맞붙고 있는 특허침해 소송에서 애플이 일단 승기를 잡았기 때문이다.
독일 DPA통신은 9일(현지시간) 애플이 최근 독일 뒤셀도르프 지방법원에 낸 갤럭시탭 10.1 판매 금지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졌다고 전했다. 애플은 최근 뒤셀도르프 법원에 갤럭시탭이 자사가 취득한 의장특허를 침해했다며 유럽 내 판매를 금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었다. ◆당분간 EU에서 판매 못해
독일은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이 채택한 유럽특허협약에 가입한 나라다. 따라서 독일 내 판결은 현재 두 회사 간의 특허 소송이 진행 중인 네덜란드를 제외한 나머지 26개국에서 모두 효력을 갖는다. 영국 프랑스 등 나머지 국가에서도 갤럭시탭 10.1의 판매가 당분간 중단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6월 중순부터 영국 등 유럽에서 갤럭시탭 10.1에 대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쳐온 삼성전자로서는 적지 않은 타격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판매 금지 조치에 대해 "빠른 시일 내에 가처분 이의 신청을 준비하겠다"며 "이번 조치에 대해 실망했다"고 밝혔다. ◆애플,무엇을 문제 삼았나
이번에 문제가 된 특허는 애플이 2004년 EU 특허국에 등록한 것이다. 애플은 갤럭시탭 10.1 등 삼성전자 제품들이 검정색 직사각형 모양과 모서리 끝부분이 둥근 외관 및 버튼이 최소화된 앞면 등에서 자사 고유 디자인을 그대로 차용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통화 이메일 설정 등 기본 기능의 애플리케이션 아이콘 모양,화면에서 각 기능들이 구동될 때 나타나는 유저인터페이스(UI)도 문제 삼고 있다.
독일의 경우 판매 금지 등에 관련된 가처분 신청은 당사자의 요구가 있고,타당성이 인정되면 다소 간단한 심리를 거쳐 즉각 이뤄진다. 대신 이후 판결에서 원고가 패소할 경우 판매 금지에 따른 손해 배상은 별도로 해야 한다. 단 이 경우 삼성전자가 가처분 무효 신청을 내 법원으로부터 받아들여지기 전까지 판매 금지 조치는 계속 적용된다. 삼성전자가 애플과의 특허 소송에서 패배했다는 결론을 내릴 수는 없지만 당장 영업에 타격이 불가피한 것이다. ◆다른 국가에도 여파?
삼성전자는 독일 법원의 이번 결정으로 유럽지역에서의 갤럭시탭 10.1 판매에 상당한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독일뿐만 아니라 호주 법원에서도 애플이 제기한 갤럭시탭 10.1의 판매 금지 요청에 대한 심리가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현재 한국 미국 일본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네덜란드 호주 등 8개 국가에서 20여건의 특허 소송을 벌이고 있다. 특허법은 국제적으로 거의 동일한 논리 구조를 가지고 있어 먼저 재판을 끝낸 국가의 판결 내용이 강력한 영향력을 갖는다. 따라서 한 건이라도 유리한 판결을 얻기 위해 여러 나라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제소하는 경우가 많다. 특허전문 변호사로 유명 블로그 '포스 페턴트'를 운영하고 있는 플로리안 뮬러는 "애플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과 태블릿PC가 완전히 다른 디자인과 UI를 채택하지 않는 한 어떤 합의도 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는 삼성전자가 수용할 수 없는 조건이기 때문에 두 회사의 소송은 장기화 국면을 띨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애플이 3세대(3G) 이동통신의 국제 표준으로 채택된 자사 기술을 애플이 허락을 받지 않고 썼다며 맞대응을 하고 있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