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물가 생각은 안 하나" 농림장관 질책

할당관세 인하 반대에 "농민만큼 서민 챙겨야"
이명박 대통령이 10일 과천 정부청사 내 기획재정부에서 긴급 소집된 '금융시장위기 관련 비상대책회의'에서 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을 강하게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발단은 농산물 가격 급등을 막기 위해 할당관세를 풀어야 한다는 정부 방침에 서 장관이 "농민들이 어려움을 겪는다"며 이의를 제기하면서 비롯됐다. 서 장관은 "최근 열흘간 배추값은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이 대통령이 정색을 하고 "왜 자꾸 농민들 입장에서만 생각하나. 농산물 수요자의 대부분이 서민"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통령은 이어 "열흘 전에 비해 가격이 내렸다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가격이 어느 정도인지를 봐야 한다"며 핀잔을 줬다.

이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공개석상에서 불편한 심기를 표출한 것은 장관이 국정 최우선 과제인 '물가안정'보다 직무 범위 내에 있는 계층의 이해관계만을 대변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경제부처 관계자는 "서 장관이 농민들의 정서를 전달한다는 차원에서 의견을 개진했지만 서민들의 생활안정을 위해 고민 중인 대통령의 심기를 살피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