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락장 속 코스닥 테마株 열풍 '조짐'…자전거·바이오·게임株↑

미국발(發) 경제위기와 유럽지역 재정 우려가 커지면서 연일 증시 폭락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코스닥시장에서 테마주(株) 열풍 조짐이 보이고 있다.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2008년 리먼 브러더스 사태 이후 약세장을 틈타 급반등에 나섰던 자전거 관련주가 이날 일제히 장중 가격제한폭까지 뛰어올랐고, 바이오와 게임 관련 테마주 역시 불황과 연관성이 적다는 이유로 지난주부터 급상승 중이다. 이상윤 동양종금증권 스몰캡 애널리스트는 "최근 증시폭락의 주범은 외국계투자자들의 대규모 매도 공세와 자문사 위주의 로스컷(손절매) 매물 때문"이라며 "오히려 외국인과 기관의 보유 비중이 낮은 코스닥 테마주에 개인들의 수급이 몰리면서 테마주 열풍이 재현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날 참좋은레져 등 자전거주 급등은 '주식농부'로 불리는 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가 최근 5% 이상 지분을 늘려놓은 것이 알려지면서 얼어붙었던 투자심리가 개선됐기 때문이다. 더욱이 증시폭락으로 실물경제 타격이 우려되면서 자전거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더해진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엔씨소프트, 네오위즈, 네오위즈게임, 게임빌, 게임하이, 웹젠 등 국내 대표 게임 관련주들의 최근 주가 상승은 폭락장에서 믿어지지 않을 정도다.게임빌은 이틀 연속 상한가 행진을 벌이고 있고, 네오위즈게임과 지주사인 네오위즈의 경우 또 다른 게임사 넥슨(비상장사)의 지분확대 이슈가 불거지면서 상한가와 급등세를 거듭하며 주가상단을 높이고 있다. 엔씨소트와 게임하이 역시 연일 상승세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스몰캡 연구원은 "전날 미국 뉴욕증시에서 애플이 엑손모빌을 제치고 시가총액 1위 자리에 오르는 등 소프트웨어와 콘텐츠 업체들의 몸값이 높아지고 있다"며 "게다가 게임주는 대표적인 경기 방어주로서 최적의 투자대안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영원한 테마주' 바이오 관련주들의 주가급등세도 거침이 없다. 바이오와 코스닥시장의 대장인 셀트리온은 이틀 연속 반등에 나섰고, 메디포스트는 전날 상한가에 이어 이날도 11% 이상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이 밖에 3년째 정부지원을 받기로 한 슈넬생명과학이 14% 이상 뛰었고, 차바이오앤 역시 이틀 연속 7~10%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이수페타시스, 셀트리온제약, 알앤엘바이오, 조아제약 등 바이오 관련주로 분류되고 있는 대부분 상장사들이 급상승세를 연출하고 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