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편입 1년…현대오일뱅크 '환골탈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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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등급 2계단 올라…점유율도 '20% 벽' 넘어정유업계에서 요즘 현대오일뱅크를 가리킬 때 쓰는 수식어는 '괄목상대(刮目相對)'다. 12일 현대중공업 편입 1년을 맞는 이 회사가 이뤄낸 갖가지 성과 덕분이다.
지난해 8월 현대중공업이 아랍에미리트(UAE) 국영석유투자회사(IPIC)로부터 이 회사를 인수할 때와 지금의 모습에는 큰 차이가 있다. 회사의 안정성을 나타내는 척도인 회사채 신용등급은 지난해 8월 'A'에서 올 3월 'AA-'로 올랐다. 경영실적도 지난해 매출 13조270억원,영업이익 2236억원을 거둬 2009년에 비해 각각 22.6%,32.7%씩 증가했다. 올 1분기엔 213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편입 전인 작년 1분기 195억원 적자에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시장점유율에도 가시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의 경질유 시장 점유율은 10년 이상 18%대에 묶여 있었으나,올 들어 20%를 돌파했으며,지난 6월에는 23.4%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휘발유 시장 점유율도 지난해 7월 16.5%에서 최근 18.8%로 높아졌다.
경쟁사들에 비해 뒤처져 있던 설비투자도 활발하다. 현대오일뱅크는 다음달부터 하루 5만2000배럴을 처리하는 제2고도화설비를 충남 서산 대산공장에서 상업가동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고도화비율은 17.4%에서 30.8%로 수직 상승,GS칼텍스(28.3%)와 에쓰오일(25.5%)을 제치고 업계 1위에 올라서게 된다.
지난달엔 일본 코스모석유와 합작해 석유화학 기초 원료인 BTX(벤젠 · 톨루엔 · 자일렌) 생산공장을 6000억원을 들여 짓기로 했다. 2013년 완공 뒤 BTX생산능력은 150만t으로 현재의 3배 규모로 확대된다. 중국 상하이와 UAE 두바이에 지사를 내는 등 해외 공략도 빨라지고 있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직원들의 자신감이 커진 게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라며 "주유소 업주 등 고객들이 회사를 보는 인식도 눈에 띄게 개선됐다"고 전했다.
조재희 기자 joyj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