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무상복지病, 지금 여기서 차단하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24일 치러지는 무상급식 주민투표 결과와 상관없이 내년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국가 재정을 위태롭게 하는 복지 포퓰리즘에 누군가는 분명히 제동을 걸어야 한다는 차원에서 결단을 내렸다"는 설명이다. 향후 한국 정치지형에 중대한 분수령이 될 이번 투표에서 포퓰리즘에 반대하는 유권자가 단결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어제 오 시장의 결단에 박수를 보낸다.

이번 주민투표는 포퓰리즘 세력과 반(反)포퓰리즘의 성전(聖戰)으로 불릴 만큼 한국 사회에 미칠 장기적 영향이 심대하다. 포퓰리즘 세력들은 무상으로 포장된 세금 남발 정책의 돌파구를 일찍부터 정서적 파급효과가 큰 학교 무상급식으로 정한 다음 조직적인 행보를 보여왔다. 무상급식이 무상의료 무상보육 반값등록금 등 일련의 퍼주기 정책으로 확대재생산될 것은 명약관화하다. 실제로 소위 무상복지 세력들 중엔 반자본주의,반시장경제를 중심으로 하는 사회주의적 복지국가를 운동과제로 설정하고 있는 좌익 단체들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 그러나 포퓰리즘은 결국 재정적자의 누증과 국가부도 사태를 초래하고 일자리 없는 가난한 청년들을 거리로 내몰 것이라는 사실도 분명해졌다. 최근 영국과 남유럽 사태가 보여주는 그대로다. 그런 점에서 이번 무상급식 주민투표는 복지 포퓰리즘을 막아낼 중대한 기회임에 틀림없다.

오 시장은 서울시장직에 대해서는 거취를 분명히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시장직을 걸지 않더라도 투표 결과는 다를 것이 없다. 정략적인 고려를 버리고 백척간두진일보하는 자세가 아니면 결코 이길 수 없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도 중요하다. 지금은 정략적 차원의 고려를 넘어설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