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튀는 살림고수의 지혜…돈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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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 CEO 경영교실 - 불황 속 빛나는 주부표 아이디어불황 속에서 주부들의 살림 경험과 지혜가 '돈'이 되고 있습니다. 살림 고수의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안목이 반영된 제품들이 시장에서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습니다. 안 팔리던 청정원 홍초는 주부 모니터 아이디어 덕분에 연 매출 300억원의 히트 제품으로 변신했고,동원 개성왕만두의 월 8억원 매출 신화 뒤에는 개성출신 시어머니의 아이디어가 있었습니다. 창의력의 숨은 강자,주부인재 활용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방법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속 꽉찬 '왕만두'·와인병 디자인 '홍초'…주부 아이디어로 대박
#왕만두와 홍초의 히트 사연최근 식품 · 생활용품업체와 주부들 사이의 상생전략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기업은 주부들에게 사전 검증을 받은 제품으로 짭짤한 수입을 올리고,주부들은 아이디어 제공을 통해 부수입을 누릴 수 있는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전략'입니다.
동원 R&B의 '개성왕만두'는 개성 출신 시어머니를 주부 모니터로 삼았고,그 의견을 반영해 알토란같은 매출을 올리고 있습니다. 전통 개성만두의 꽉 찬 느낌을 전달해야 한다는 주부의 섬세한 지적에 따라 다른 업체는 50g으로 제작하는 왕만두 1개의 중량을 70g으로 늘리면서 만두피는 더 얇게 빚어냈습니다.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일반 만두는 잘 팔려야 월 2억~3억원인 반면 이 제품은 월 8억원어치가 나간다고 합니다.
청정원의 '마시는 홍초'는 20~30대 여성을 겨냥한 히트상품이지만 제품 출시 초기부터 2년 동안은 매출이 극히 저조했습니다. 문제는 식용유통 같은 투박한 용기였습니다. 미술대 출신의 주부 모니터가 낸 용기 디자인 아이디어를 채택,와인병 느낌의 세련된 모양으로 교체하면서 연 매출 300억원의 대박을 터뜨렸습니다. 이에 고무된 이 회사는 주부 모니터를 60명으로 늘려 뽑았습니다. #평범한 가정 주부에서 CEO로
또 다른 사례를 볼까요. 1990년대 초반 일본발(發) 한국행 비행기 안.한 전업주부는 여덟 살 난 아이가 3개월째 감기에 걸려 콜록거리는 걸 보다 못해 공기청정기 제품을 만들어야겠다는 꿈을 꿉니다. 당시 일본에 살고 있던 언니 집을 방문했다가 일본에서는 공기청정기를 집집마다 한 대씩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죠.
이 주부는 한국에 돌아와 청계천 상가를 돌아다니며 시장조사부터 시작했습니다. 당시에는 국내 시장에 유통되는 공기청정기는 외제가 전부였고 고가여서 서민을 위한 값싼 소형 제품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직접 공기청정기를 분해하기도 하고 몇 년간 여기저기 쫓아다니면서 사기를 치려는 사람들도 허다하게 만났습니다. 남편을 비롯해 주위 사람들이 사업을 포기하라며 말렸지만 포기하지 않았고,10년간의 우여곡절 끝에 제품을 내놨습니다. 물에 씻어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고,크기도 작은 획기적인 제품이었지만 이름 모를 중소기업이 만들어 낸 제품에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습니다. 5000대 납품을 약속했던 첫 계약 건은 경쟁업체의 모함으로 무산되기도 했습니다. 결국 시장이 좁고 경쟁이 치열한 국내 시장을 벗어나 세계시장 진출을 목표로 마케팅 전략을 바꿨습니다. 무명의 중소기업제품이라는 이미지를 벗어나기 위해 외국 바이어가 인정하는 각종 품질인증을 획득했고,제네바 국제 발명전시회에서 금상을 수상했습니다. 이런 노력 끝에 일본 유명 백화점에서 팔리기 시작했고,독일 홈쇼핑업체에서 진행한 첫 방송에서 1만6000개라는 대형 계약을 따냈습니다. 공기청정기 업체 '에어비타'의 탄생 스토리입니다. 주부에서 사업가로 변신한 이길순 에어비타 대표는 "주부들이 생활하면서 느낀 문제점을 개선한 아이디어 발명은 히트상품의 지름길"이라고 말합니다.
#아이디어 히트 비결은 발품 팔기
상품을 직접 발명하고 개발해서 사업을 하는 경우에는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부동산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발품을 팔아야 한다는데,아이디어 개발도 마찬가지입니다. 여성들이 생활 속의 문제점을 개선한 아이디어로 성공하려면 무조건 발품을 팔아야 합니다. 찜질방 모자를 만들어 성공한 한 주부는 아이디어는 있지만 재료 선택에 난항을 겪었고,적절한 원단을 찾기 위해 두 달 동안 새벽부터 밤까지 동대문시장을 샅샅이 훑고 다녔다고 합니다. 스팀청소기로 성공한 주부도 소비자의 기호와 유사제품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3~4개월 동안 서울과 수도권에 있는 100개 이상의 가전업체 할인점,전자상가 등을 돌아다녀보고 제품을 개발해 성공한 케이스입니다.
제품을 만들 때 기계 전기 등에 대한 전문지식도 여성 발명가들을 괴롭히는 요소입니다. 이는 중소기업진흥공단이나 한국생산기술원,각 지역에 소재한 테크노파크에 문의하면 전문가를 쉽게 찾아내고,각종 지원도 받을 수 있습니다. 특허청이나 한국여성발명협회에서는 여성들의 발명에 대한 출원,발명 노하우 개발 등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직접 발명 외에도 기업의 주부 모니터 요원으로 활동하거나 아이디어 공모전에 참여하는 방법으로 주부의 섬세한 노하우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기업 입장에서도 주부 모니터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여성은 우뇌가 발달해 창의성이 뛰어나다고 합니다.
특히 주부들의 구매력이 큰 식품이나 생활용품 분야에서는 주부 소비자들의 세밀한 사전검증이 히트상품의 보증수표가 될 수 있습니다. 유능한 주부 인재들을 적극 활용해 보시기 바랍니다.
정리=이주영 한경가치혁신연구소 연구원 opeia@hankyung.com
박윤호 유노특허법률사무소 대표변리사 uknow80@naver.com
△한양대 환경과학대학원 석사,스페인 마드리드 공과대학원 석사 △국토해양부,지식경제부,특허청 공업서기관,서울산업대 겸임교수 △현재 특허청 해외지식재산권 보호센터 법률자문관,한국산업기술평가원·기술보증기금 기술평가 및 자문위원
"盧 돈아끼려
여관방 하나 잡았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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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두고내린 귀중품
어디냐 전화했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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