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이웃속으로] LG그룹, 침수피해 전자제품 무료 수리

소방서·재해센터 등 연계
재해 상황 실시간 파악

'헬프 인 헬프' 도입
청소년들의 꿈 실현

지난달 28일 LG전자 직원들이 서울시 신림동에 있는 월드비전 교회로 총출동했다. 종교적인 목적도,경제적인 이유도 아니었다. 갑작스런 폭우로 피해를 입은 이 지역 주민들을 돕기 위해서였다.

서울및 수도권에서 당장 모일 수 있는 엔지니어 400여명이 만사를 제쳐두고 달려나왔다. 이들은 침수로 고장 난 TV 세탁기 냉장고 등을 무료로 수리해줬다. 300㎜가 넘는 기록적인 비 때문에 자칫 못쓰게 될 전자제품을 그나마 신속하게 고칠 수 있었던 건 LG그룹의 실시간 자연재해 모니터링 시스템 때문.LG는 최근 소방서,경찰서,재해센터 등 해당지역 공공기관과 연계해 전국의 수해나 재해 피해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했다. 박경준 LG전자 CS경영담당 전무는 "태풍이나 폭우 같은 자연재해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며 "고객들의 피해를 최대한 빨리 복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적 기업 육성

LG는 국내외 상황에 맞는 사회공헌활동을 펼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최근에는 기록적인 집중호우로 비 피해가 급격히 늘어남에 따라 'LG 수해 봉사단' 활동을 강화했다. LG 수해 봉사단은 지난달 초 장마 피해를 당한 전남 고흥,광양,화순을 시작으로 수해 복구활동에 적극 나섰다. 지난달 말에는 서울 관악구에서도 맹활약을 펼쳤다. LG는 최근 들어 녹색 성장과 기업의 사회적 역할이 중요해짐에 따라 녹색 분야의 사회적기업 육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작년 11월에 고용노동부,환경부와 함께 '다자 간 협력모델을 통한 사회적기업 활성화 지원 사업'을 펼치기로 합의했다. 자금이나 경영 노하우가 없어 어려움을 겪는 '예비 사회적기업'들을 발굴해 경쟁력을 갖춘 사회적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 후원하겠다는 취지에서다.

LG는 지난 2월 사회적기업 지원 전문 비영리 재단인 '함께일하는재단'과 함께 녹색성장 분야의 예비 사회적기업 공모전을 열었다. 총 113개 기업들이 응모해 최종 10개 기업이 선정돼 11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LG는 올해 선정된 예비 사회적기업마다 최대 3억원의 재정을 지원하고 매년 공모를 통해 재정지원뿐 아니라 경영전반에 관한 종합적 지원을 펼칠 계획이다. 지난 4월에는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에서 녹색성장분야의 예비 사업적기업에 후원금을 전달했다. 김영기 LG전자 부사장은 "정부와 NGO등과 협력해 녹색성장분야에서 우수한 사회적기업을 배출할 수 있도록 효과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젊은 세대 지원에 총력

LG그룹은 사회공헌활동 슬로건을 '젊은 꿈을 키우는 사랑 LG'로 정하고 미래 주역인 청소년들이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특히 신개념 활동인 '헬프 인 헬프(help in help)'를 도입해 젊은층으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매장 안에 다른 매장을 만들어 시너지 효과를 내는 '숍 인 숍(shop in shop)'의 개념을 차용해 만든 헬프 인 헬프는 LG의 각 계열사들이 실행 중인 사회공헌활동에 대학생들을 참여시켜 봉사 활동 기회를 주고 임직원들로부터 멘토링을 받을 수 있도록 한 프로그램이다. 대학생 입장에선 어려운 이웃에 도움을 주고 인생 선배들의 소중한 조언을 받을 수 있는 일석이조의 사회공헌활동인 셈이다.

LG가 헬프 인 헬프를 기획하게 된 것은 2009년부터 대학 신입생 자기성장 프로그램인 'LG 드림 챌린저 캠프'가 계기가 됐다. LG는 글로벌 금융위기 발발 이듬해인 2009년부터 저소득층과 다문화가정 출신 청소년 및 대학생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LG는 글로벌 공익 활동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캄보디아와 방글라데시에 'LG희망가족' 1만2000가구를 선정해 이들에게 내년부터 음식을 제공하고 마을 인프라를 지어줄 방침이다. 또한 LG는 지구촌 최빈국인 케냐와 에티오피아에서 급식 활동을 펼치고 에이즈 환자 가정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 달 에티오피아에서 질병 퇴치 사업을 시작한 데 이어 케냐의 13개 학교를 'LG희망학교'로 선정해 후원하고 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