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모직 '에잇세컨즈' 내년 봄 론칭

로고 디자인·샘플 작업 중
'포에버21'·'마시모두띠'와 가로수길서 3파전 예고
제일모직이 첫 제조직매형 의류(SPA) 브랜드명을 '에잇세컨즈(8 seconds)'로 확정,내년 3~4월께 전국에 동시 론칭하기로 했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에선 카페네스카페 건물(990㎡)에 최근 임대계약을 맺었다. 이곳은 스페인 인디텍스의 SPA 브랜드 '마시모두띠'를 마주보는 곳으로,인근엔 미국 브랜드 '포에버21'까지 있어 가로수길 내 'SPA 브랜드 3파전'을 예고하고 있다.

에잇세컨즈는 사람이 만나 호감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 8초라는 데서 착안, 패스트패션 브랜드로서 빠르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이 회사는 가로수길 외에도 4~5곳의 매장을 추가로 물색하고 있으며,연말까지 에잇세컨즈의 컨셉트를 확정할 계획이다. 제일모직 관계자는 16일 "브랜드명을 확정한 데 이어 로고 디자인과 샘플 제품을 만들고 있다"며 "샘플이 나오는 걸 보고 어떤 상품을 더 강화할지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는 "20~30대를 메인 타깃으로 하되 40대 이상도 입을 수 있는 SPA 브랜드로 만들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제일모직은 의류를 중심으로 액세서리 가방 등 잡화류(생산량의 10% 안팎)까지 갖춘 토털 브랜드로 에잇세컨즈를 선보일 예정이다. 최근 프리미엄진 '세븐 포 올 맨카인드' 사업을 접은 만큼 에잇세컨즈를 통해 저가형 청바지 상품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가 SPA사업에 뛰어드는 것은 이 시장이 당분간 계속 성장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글로벌 SPA 브랜드인 스페인 자라,스웨덴 H&M,일본 유니클로 등이 꾸준한 매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는 데다 국내는 물론 중국 · 동남아시아 시장에 대한 진출 가능성도 열려 있다는 설명이다. 다양한 가격대의 라인업 확충을 추구하는 이서현 부사장의 의중도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에잇세컨즈 사업은 제일모직의 100% 자회사인 개미플러스유통이 맡을 예정이다. SPA 브랜드의 속성상 마케팅전략 결정 속도가 상대적으로 더딘 대기업이 직접 사업을 벌이기보다는 작은 조직을 통해 운영해야 발빠르게 움직일 수 있다는 점에서다. 개미플러스유통은 중국 · 동남아 등의 생산공장과 국내 유통망을 확보하고 있다. 제일모직 관계자는 "내년 봄 엔 가두점을 위주로, 추후 백화점 입점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격은 다른 SPA 브랜드와 비슷한 수준(재킷 10만원대,티셔츠 3만~6만원대)으로 책정하되 디자인 품질을 높여 경쟁력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한편 LG패션도 오는 19일부터 내달 2일까지 계열사 LF네트웍스를 통해 '제덴' 매장 15곳을 오픈하는 등 SPA 브랜드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SPA업체 관계자는 "글로벌 유통업체들의 SPA 사업이 성장세를 이어가자 국내 패션업체들도 사업전략 결정 속도가 상대적으로 빠른 자회사를 통해 이 시장에 잇따라 뛰어들고 있다"고 전했다.


◆ SPA

specialty store retailer of private label apparel.한 회사가 상품의 기획단계부터 제조 · 유통까지 모두 맡는 형태를 말한다. 제조사가 최신 유행에 맞춰 빠르게 의사결정을 할 수 있어 '패스트 패션'으로도 불린다. 대량 생산 · 유통 체제로 가격이 저렴한 편이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