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삼성의 대응은 (2) 윈도폰 어부지리? (3) '깡통폰' 시대 오나

구글, 모토로라 인수 막전막후 - 3대 관전 포인트
"황당한 일이다. 소프트웨어 업체가 하드웨어 업체를 인수해 경영한다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이 절대 아니다. 구글의 진짜 의도가 뭔지 파악하기 위해 정보망을 총가동하고 있다. " 국내 휴대폰 업체 고위 관계자 A씨는 지난 15일 발표된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 발표에 대해 묻자 이같이 답했다. 그만큼 정보기술(IT) 업계는 이번 M&A(인수 · 합병) 여파에 대해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삼성전자 대응은국내 업체 가운데 삼성전자의 대응도 관건이다. 삼성전자는 구글과의 협력을 통해 빠르게 애플 대항마로 부상할 수 있었다. 하지만 구글이 별도의 휴대폰 사업부를 꾸리면서 비즈니스 모델 자체가 불투명하게 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별 문제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안드로이드 외에도 마이크로소프트 윈도나 바다 OS 등에도 신경쓰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대응 방향은 세 가지로 예상된다. 먼저 바다 등 자체 OS를 탑재한 단말기를 강화하는 것이다. 두 번째로 아마존 모바게타운 클라우드와 콘텐츠 분야에서 다른 업체와 협력을 강화해 덩치를 키우는 수가 있다. 마지막으로는 마이크로소프트와 노키아의 관계처럼 확고한 동맹관계를 맺는 선택이 남아 있다.

◆윈도폰,어부지리 얻을까IT업계에서는 구글의 이번 모토로라 인수로 마이크로소프트가 상당한 어부지리를 얻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휴대폰 제조업체들로선 그동안 구글 안드로이드에 의존해 성장했지만 그로 인해 부담을 느꼈던 것도 사실이다. 때문에 그 그늘에서 벗어날 길을 찾고 있었다.

특히 아시아지역 제조업체들의 경우 안드로이드 의존도가 높아 점진적으로 윈도 채택 기기를 늘려가면서 협상력을 제고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러한 흐름을 감안하면 마이크로소프트와 전략적 제휴 관계를 맺은 노키아가 상당한 이득을 얻을 것이라는 분석도 가능하다.

◆'깡통폰' 시대 오나구글이 모토로라를 인수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는 '스마트폰의 PC화'가 꼽힌다. 최근 모든 작업을 클라우드로 처리하면서 PC의 깡통화가 진행되고 있는데 스마트폰 역시 이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구글이 최근 발표한 노트북PC '크롬북'처럼 모든 소프트웨어와 콘텐츠를 인터넷에서 제공하는 클라우드 스마트폰의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상철 LG유플러스 회장은 이를 가리켜 "스마트폰은 점차 '깡통'이 되어 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