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주가, 유럽 신용위험 지표봐라"

하이투자증권 분석
미국 신용등급 하락 이후 유럽 국가의 신용위험 지표가 미국보다 큰 폭으로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주까지 진행된 전 세계 주가 급락의 진원지는 미국이지만 실제 금융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은 유럽이 더 높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향후 글로벌 증시도 유럽 재정위기의 진행 상황에 좌우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16일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프랑스의 신용부도스와프(CDS) 가산금리는 지난 11일 169bp(1bp=0.01%포인트)로 지난달 말보다 48bp 오른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CDS 가산금리는 채권의 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지표로 수치가 높을수록 부도 위험이 크다는 것을 뜻한다. 독일의 CDS 가산금리도 11일 85bp로 한 달 전보다 2배가량 급등했다.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CDS 가산금리도 각각 370bp와 371bp로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반면 미국의 CDS 가산금리는 11일 53bp로 50bp 안팎이던 지난달과 비교해 소폭 상승에 그쳤다.

유럽 주요국 국채 금리도 상승세다. 이탈리아 국채의 독일 대비 금리 차는 지난달 말 2.46%포인트에서 11일 2.81%포인트로 커졌고 프랑스도 이 격차가 0.68%포인트에서 0.73%포인트로 확대됐다. 같은 기간 그리스 국채의 독일 대비 금리 차는 12.29%포인트에서 13.26%포인트로 커졌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국가)의 OIS 스프레드가 최근 60bp대로 한 달 전보다 2배가량 상승한 것도 불안 요소다. OIS 스프레드는 리보금리(런던 은행 간 금리)에서 은행 간 초단기 대출 금리를 뺀 것으로 유럽 은행들의 자금 사정을 나타내는 지표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신용등급 하락은 미국 이상으로 재정 상태가 안 좋은 유럽 국가들에 대한 우려를 높이는 계기가 됐다"며 "향후 주가와 관련해 유럽의 신용위험 지표를 주의깊게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