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美신용등급 강등 충격은 벗어났다

하루 쉰 코스피 86P '점프'…日·中, 강등 前 수준 근접
낙폭과대株 '갭메우기' 지속

글로벌 증시가 지난 5일 미국 신용등급 강등 이전 수준을 속속 회복하고 있다. 미 다우지수가 3일 연속 상승한 데다 독일 · 프랑스 정상회담이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를 덜어줄 것이란 기대 덕분이다.

16일 코스피지수는 86.56포인트(4.83%) 급등한 1879.87에 마감,뒤늦게 글로벌 증시의 상승 흐름에 동참했다. 하지만 미국과 영국 중국 대만 증시가 5일 종가를 넘거나 근접한 반면 코스피지수는 여전히 3% 이상 아래에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글로벌 증시와 보조를 맞추기 위해 낙폭을 축소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독일 · 프랑스 정상회담을 비롯한 글로벌 정책 공조가 파국으로 치닫지 않는다는 전제에서다. 국내 증시 반등이 좀 더 이어진다면 지난주 낙폭이 컸던 조선 금융주의 상승폭이 클 것으로 예상됐다.

◆글로벌 증시 속속 제자리

대신증권에 따르면 미 다우지수는 15일 11,482.90에 마감,5일 지수 수준(11,444.61)을 회복했다. 아시아 증시도 이날 혼조세를 보였지만 지수상으로는 금융위기의 충격에서 벗어났다. 중국과 일본증시는 미 신용등급 강등 이후 낙폭을 대부분 만회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와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이날 각각 2608.16과 9107.43엔으로 마감, 5일 종가에 비해 0.69%와 2.07% 낮은 상태다.

코스피지수도 외국인이 1일 이후 10일 만에 6620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1880선에 바짝 다가섰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글로벌 증시가 패닉에서 진정되는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며 "외국인이 신용 경색 우려로 국내 주식을 일단 팔고 봤지만 진앙지인 미국의 자금 흐름에 이상이 없다는 걸 확인하자 재매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코스피지수 반등은 상대적으로 더딘 편이다. 5일 종가보다 3.39%(63포인트) 낮다. 조윤남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주 후반 프로그램 매물이 발목을 잡은 데다 호재가 나온 시점에 장이 열리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주가 격차 줄어들 전망

대외 불확실성 완화와 함께 꼬였던 수급이 풀릴 경우 글로벌 증시와의 격차는 줄어들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자문형 랩 고객의 환매와 개인들의 신용거래 정리 매물로 못 올랐지만 심리만 안정되면 뒤늦게 강한 반등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동안 주가 낙폭을 키웠던 외국인이 다시 상승에 힘을 보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최창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은 "지난주 외국인의 공격적 매도가 주가 하락을 이끌었던 것과 정반대로 한국 비중을 늘릴 경우 반등장에서 중요한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지호 한화증권 투자분석팀장은 "당장 상승 추세에 복귀하긴 힘들지만 이번 코스피지수 반등의 정점은 1920 전후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적 우량 낙폭 과대주 관심

추가 반등 시 관심주는 실적 우량 낙폭 과대주가 우선 꼽힌다. 5일 이후 국내 증시에서 내수와 자동차 부품 업종은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인 반면 정보기술(IT) 화학 금융주는 여전히 부진한 상태다.

조 센터장은 "신용 경색을 반영해 은행 증권 조선 등이 큰 폭으로 빠진 만큼 우려감이 가시면 이들 업종의 반등폭이 클 것"이라며 "실적이 뒷받침되는 종목을 중심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김 팀장은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신흥국의 내수 회복을 감안할 때 중국 관련 내수주에 대한 관심은 꾸준히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정환/이태호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