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前대표 "기부가 회사에도 도움…사촌 동생들 설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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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재출연 정몽준 前대표2000억원의 사재를 출연키로 한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사진)는 "재단의 상황을 봐가면서 필요하다면 개인이나 회사명의로 추가출연을 할 수 있다"고 16일 밝혔다.
경영인은 '선량한 기업시민' 돼야…재단 상황 따라 추가 출연할 수도
정 전 대표는 이날 한국경제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아버지(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가 돌아가신 지 10주년을 맞아 만든 '아산나눔재단'은 양극화와 청년실업을 해소하는 모범적인 재단의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재단 설립을 고민하고 알아보다보니 우리나라에 기부문화가 매우 부족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했다. ▼사재 출연 배경은.
"아버지의 10주기가 3월이어서 이때 재단을 출범시켰으면 했는데 준비할 게 많아 이번에 하게 됐다. 아버지는 1977년 아산재단을 만들며 주식 500억원을 출연했다. 당시 500억원이면 이번에 우리가 출연한 5000억원보다 더 많은 액수였다. "
▼가족들은 어떻게 설득했나. "사촌동생들 중에 한번도 기부를 해본 적이 없는 친구들도 있었다. 처음에 제의할 때 좀 망설이기에 '내가 기부를 해보니까 나중에 결국 회사에 도움이 되는 경우가 더 많았다'고 이야기 해줬더니 동생들이 흔쾌히 동의했다. "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중요시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기업의 가장 큰 목적은 이윤 추구를 통해 살아남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 자체가 기업의 생존 이유가 된다면 기업 스스로 매우 불행해지는 결과가 생길 것이다. 양극화나 청년실업 문제 등 기업의 미래와 연관된 사회적 문제에 기업경영자가 무관심하다면 결국 기업은 사회와 관련없는 조직으로 전락해 기업 생존의 문제까지 위협받게 될 수 있다. 최소한 기업 경영자라면 '선량한 기업시민'으로서의 역량을 갖추고 사회의 어려움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정치권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일관성이 없다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도 처음엔 친기업을 외쳤지만 기업을 편애한다는 소리를 듣다 보니 지금은 완전히 다른 길로 가고 있다. 자본주의가 대기업과 부자를 인정하는 것은 그들이 예뻐서가 아니라 최소한 그런 사람들도 몇 명 있어야 일반 국민들이 보고 따라오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너무 정부가 대기업과 부자가 문제 있는 것처럼 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 "
▼워런 버핏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면서 부자증세가 논란이 되고 있는데."버핏의 정신엔 공감하지만 그는 펀드매니저다. 즉 고용이 없는 회사라는 것이다. 연구개발과 노사문제 등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하는 일반 기업인들과 직접 비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 "
▼대선을 앞두고 현대중공업 지분을 정리할 생각이 있나.
"관련 법도 있고 국민 의식도 있으므로 여러 가지를 다 고려해야 할 것이다. "
구동회 기자 kugi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