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한나라 지지율 70%…뒤집어진 민주

여의도 Wi-Fi

투표율 높이자던 野, 재외국민 우편투표 도입 與 주장에 "절대 안돼"
'한나라당 69.6% 대 민주당 11.5%.'

한 정부기관이 이달 초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지역에 살고 있는 재외동포를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다. 이 같은 결과를 받아본 민주당 의원들은 깜짝 놀랐다. 국내에서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지지율 격차가 10% 정도인 것과는 너무 큰 차이를 보여서다.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해외에 나가면 보수성이 강화되는 경향이 있고 투표권이 없는 시민권자까지 포함한 결과라고 하더라도 정당 지지율 격차가 예상했던 것보다 너무 커 당혹스럽다"고까지 했다.

LA는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도입되는 재외국민투표 지역 가운데 유권자가 22만9200명으로 가장 많은 지역이다. 내년 재외국민 투표 대상은 107개국 240여만명에 달한다.

지난 17대 대선을 제외한 대통령 선거가 100만표 이내에서 승패가 갈린 점을 감안할 때 재외국민 투표율이 결정적 변수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재외공관을 직접 방문해서 투표해야 하는 규정이 투표율의 발목을 잡고 있다. LA는 투표장까지 가는 데 최대 자동차로 6~7시간,비행기로는 2시간 걸리는 곳도 적지 않다. 지난 16일부터 시작된 국회 정치개혁특위에서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우편투표 도입을 놓고 격론을 벌이고 있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우편투표 도입을 주장하는 한나라당은 일본 스페인 등 12개 국가가 우편투표를 허용하고 있고 공관 직접투표로 인한 투표율 저하가 당초 재외국민 투표 허용 취지에 맞지 않다는 논리다.

실제 선관위 여론조사에서도 재외공관 투표 선호 비중은 16.2%에 그친 반면 우편투표가 46.9%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민주당은 우편투표를 도입하면 공정성을 해칠 수 있다며 부정적이다.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국내 정치상황을 감안할 때 일부 부정투표가 적발될 경우 전체 선거의 공정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논리다.

하지만 진짜 반대 이유는 압도적인 격차를 보이고 있는 정당 지지율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정개특위 소속 민주당 A의원은 "설명이 안될 정도의 격차인데 어떻게 우편투표를 받아들일 수 있겠느냐"면서 절대 불가 입장을 밝혔다. "다수의 재외동포가 우편투표를 원하는 상황에서 선거 때마다 투표율을 높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온 민주당의 반대논리가 군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선거법은 여야 간 합의로 처리하는 관례에 비춰볼 때 재외국민 우편투표 도입은 당분간 실현될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